고사성어

동상이몽(同床異夢)

우현 띵호와 2022. 9. 20. 00:46

동상이몽(同床異夢)

같은 침상에 자면서 다른 꿈을 꾸다,

같이 행동해도 속으로는 딴 생각을 갖다.
[한가지 동(口/3) 상 상(广/4) 다를 이(田/6) 꿈 몽(夕/11)]
 
평상이나 침상, 책상을 말하는 床(상)은 집 广(엄)에서 쓰는

나무로 만든 도구다.

본자는 나뭇조각 爿(장)에 나무를 이은 평상 牀(상)이다.

긴걸상 榻(탑)을 합쳐 榻牀(탑상)은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다.

잘 알려진 성어로 같은 침상(同床)에 잠을 자면서 다른 꿈을 꾼다

(異夢)는 것은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딴생각을 갖는다는 뜻이다. 同牀各夢(동상각몽)이란 말도 같다.
 
한 이불을 덮고 자는 같은 식구라도 한 가지 꿈을 꾸기는 어렵다.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나아가는 방향은 제각각이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한 몸이 된다며 一體(일체)를 강조할수록 목소리가 더 다르게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말에 대한 출전은 중국 南宋(남송) 때의 유학자 陳亮

(진량, 1143~1194)이 쓴 글이라고 나온다.

진량은 재주와 기상이 뛰어나 龍川先生(용천선생)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웅대한 계책을 세상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세 차례나 투옥까지 됐다 한다.

병법에 대한 담론을 좋아하여 많은 논쟁을 벌였고, 특히
당대의 대학자 朱熹(주희)와 벌인 王覇義利(왕패의리) 논쟁은 유명하다.
 
선배 학자로 사숙하며 존경하는 朱子學(주자학)의 대가라도

孔子(공자) 이후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王道(왕도)와 義(의)에

너무 치우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한 것이다.

성어가 나오는 글도 주희에 보내는 ‘주원회비서에 주는 글

(與朱元晦祕書書/ 여주원회비서서)’에서

그에 대해 못마땅한 심정을 피력한다.

주희의 호는 晦庵(회암), 자가 元晦(원회)다.
 
진량은 자신과 이름이 같은 蜀(촉)의 諸葛亮(제갈량)이

평소 무릎을 껴안고 글을 읊는 抱膝吟(포슬음)을 사모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는 樓臺簾幕(누대염막)이란 시를 지었는데

이것을 본 주희가 비꼰다.

누각 가에 버들 꽃이 지고 발과 장막 사이에 제비들 난다는

묘사는 부유한 자들일 뿐 논밭서 묻혀 사는 사람이 무릎을 안고

긴소리로 읊조리는 것과는 관계가 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항의의 글을 보낸다.
 
‘같은 침상에서 자도 각자 꿈을 꾼다고 하는데,

주공도 또한 얻지 못하는 게 어찌 한둘일까

(同牀各做夢 周公且不學得何必一/ 동상각주몽 주공차불학득하필일)?’

한 침대라도 각자 꿈을 꾸는데 옛 선인과 비교는 불가하다는 이야기다.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더라도 같은 꿈을 꾸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런데 다른 꿈을 꾸고서도 겉으로는

같은 꿈을 꿨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목적하는 일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으면서 내세운다.

다른 생각을 감추고 함께 하는 척 할 때마다

자기기만과 위선만 드러내고 어떤 목적을 달성한 뒤에는

단번에 갈라선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협력이 불가피할 경우가 많은데

억지 한 몸 보다 이견을 인정하고 지켜준다면 시끄러울 일이 없다.

어울려도 패당 가르지 않는 群而不黨(군이부당)은 역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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