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난장(良弓難張)
좋은 활은 당기기 어렵다, 인재는 발굴하기도 부리기도 어렵다.
[어질 량(艮/1) 활 궁(弓/0) 어려울 난(隹/11) 베풀 장(弓/8)]
아무리 귀하고 값진 물건이라도 제 용도에 쓰이지 않으면
빛을 낼 수 없다.
‘쥐 잡는 데는 천리마가 고양이만 못하다’는 말이 여기에 들어맞는다.
驥服鹽車(기복염거, 驥는 천리마 기)라고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고 가는 것과 같은 경우다.
그런데 아무리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말이라도
伯樂(백락)과 같은 감정가가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묻히고 만다.
초야에 묻힌 인재를 발굴하여 나라 일을 맡기기 어려워도
발탁하는 능력이 비상하면 큰 업적을 이룬다.
좋은 활(良弓)은 보통 사람이 펼쳐 당기기 어렵다(難張)는 이 말은
훌륭한 인재는 찾기도 어렵고 부리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명궁이 나타나면 백발백중 과녁을 맞히듯이 안목을 가진
지도자는 능력을 알고 그것을 발휘하도록 한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초기의 사상가로 兼愛說(겸애설)을
주창한 墨子(묵자)의 저작 ‘묵자’에 나오는 이야기다.
겸애설은 자신을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하면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이 번영하는데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하는 주장이다.
군주가 나라를 다스리려면 마땅히 어진 선비를 가까이 두어야 한다는
親士(친사)편의 내용을 보자.
맡은 일을 감당하지도 못하면서 그 자리에 있다면
그는 합당한 사람이 아니라면서 이어진다.
‘좋은 활은 당기기 어렵지만 화살이 높은 곳에 이르고 깊이 박히며,
좋은 말은 타기 어려우나 무거운 짐을 지고 멀리까지 갈 수 있다
(良弓難張 然可以及高入深 良馬難乘 然可以任重致遠/
양궁난장 연가이급고입심 양마난승 연가이임중치원).’
그러면서 좋은 인재는 부리기 어려워도 임금을 보좌하여
덕을 천하에 드러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姜太公(강태공)에 나라 일을 맡긴 西伯(서백)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들을 능력에 따라 기용하여 강국을 만들었던 漢武帝(한무제),
또 삼고초려로 諸葛亮(제갈량)을 들인 劉備(유비) 등은
인사를 잘하여 부강하게 한 일례다.
이럴 때 대비되는 것이 근절되지 않는 코드 인사에 낙하산이다.
재주를 숨긴 인재가 분명 존재할 텐데 찾을 생각도 없고
안목도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