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빙인(月下氷人)
결혼을 중매해 주는 사람
[달 월(月/0) 아래 하(一/2) 얼음 빙(水/1) 사람 인(人/0)]
남녀에게 짝을 맺어주는 이 말은 뜻이 어디서 왔는지
아리송하지만 각각 月下老(월하로)와 氷上人(빙상인)이라는
두 이야기를 묶어 된 성어다.
요즘같이 젊은이들이 결혼할 형편이 안 되어
무작정 미루기만 하는 때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혼인건수가 전년동기보다
2.8% 늘어난 1,221건 이었지만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혼인한 지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도 늘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월하빙인(月下氷人)도 가히 속수무책일는지 모른다.
唐(당)나라 때 李復言(이복언)이라는 사람이 쓴
‘續幽怪錄(속유괴록)’ 이야기부터 보자.
韋固(위고)라는 청년이 이곳저곳 여행을 다니다
宋城(송성)이란 곳을 갔을 때 달빛 아래 한 노인이
담장에 앉아 무슨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무엇을 하는지 여쭤 보았더니 붉은 실이 가득 든
보따리를 보여주며 세상 사람들의 혼처를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끈을 맺어 놓으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부부로
맺어진다고 하자 위고가 자신의 짝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북쪽 성 아래 노파가 안고 있는 젖먹이 계집아이가
짝이라고 말해 실없는 노인이라며 스쳐버렸다.
14년의 세월이 흘러 관리가 된 위고가 태수의 딸과
혼인하게 되어 지난 이야기를 말해보니 자신은 송성에 있었고
태수의 양녀라고 해 깜짝 놀랐다.
월하의 노인이 한 말이 꼭 맞았던 것이다.
‘晉書(진서)’의 藝術傳(예술전)에는
索紞(색담, 紞은 면류관드리울 담)이란 용한 점쟁이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날 狐策(호책)이란 사람이 와서 얼음 위에 서 있는데
그 밑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꿈을 해석해 달라고 했다.
색담은 얼음 위는 陽(양)이고 아래는 陰(음)인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중매를 해서 잘 진행될
징조라고 풀어주었다.
과연 봄이 오자 고을 태수로부터 중매 서 달라는 부탁이 와
그 결과 순조로운 혼인을 맺어 주었다고 한다.
‘짚신도 제짝이 있다’고 했듯이 결혼할 짝은 있게 마련이다.
경제 상황이 나아져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주위 사람들이 모두 月下氷人이 되어 짝을 찾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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