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고망원(登高望遠)
높은 곳에 올라야 멀리 바라볼 수 있다.
[오를 등(癶/7) 높을 고(高/0) 바랄 망(月/7) 멀 원(辶/10)]
무슨 일이나 시작이 중요하다고 해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나서다가는 발병나기 쉽다.
목표를 정하고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편한 신발을 단단히 조여 신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더욱 좋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멀리 보기 위해서는 높은 곳을 오르는 수고가 앞서야 한다.
높은 곳에 올라야(登高) 먼 곳을 볼 수 있다(望遠)는 성어가
목표도 노력도 모두 있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사상가 荀況(순황)은
‘荀子(순자)’의 勸學(권학)편에서 좋은 환경과 좋은 방법에 의해
더욱 훌륭한 학문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일찍이 발돋움을 하고 바라본 일이 있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 널리 바라본 것만 못했다
(吾嘗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오상기이망의 불여등고지박견야).’ 跂는 발돋움할 기.
수레와 말을 타면 발이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천 리길을 갈 수 있고, 배와 노를 이용하면 물에 익숙지 않더라도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군자가 나면서부터 남과 달랐던 것이 아니라
사물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훌륭하게 되기 위한 방법을 먼저 알았다는 이야기다.
이 말이 한 때 국제사회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2011년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호금도)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높은 곳에 함께 올라가 난제를 풀자는 의미로 썼다.
이에 앞서 2009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觀海聽濤(관해청도)란 족자를 선물한 것도 바다를 바라보고
파도소리를 듣는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가는 수고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니
일맥상통한다.
이런 의미라면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 내에 근심이 따른다
(人無遠慮 必有近憂/ 인무원려 필유근우)’란 孔子(공자)님 말씀도 있다.
論語(논어)의 衛靈公(위령공)편에 나온다.
비슷한 것으로 安重根(안중근)의사의 유묵으로 남은 것은 더 원대하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
(人無遠慮 難成大業/ 인무원려 난성대업).’
포도를 따려고 노력하다 안 되니 포기하며 신 것이라
못 먹는 것이라고 합리화하는 이솝 우화의 여우는 오늘날 볼 수 없을까.
근사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달성하기 위한
각종 방법을 강구해야 성공한다.
그렇다고 남을 해치는 불법과 비리는 물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