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등고망원(登高望遠)

우현 띵호와 2023. 3. 6. 22:48

등고망원(登高望遠)

높은 곳에 올라야 멀리 바라볼 수 있다.
[오를 등(癶/7) 높을 고(高/0) 바랄 망(月/7) 멀 원(辶/10)] 
 
무슨 일이나 시작이 중요하다고 해서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나서다가는 발병나기 쉽다.

목표를 정하고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편한 신발을 단단히 조여 신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면 더욱 좋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없는 것과 같이,

멀리 보기 위해서는 높은 곳을 오르는 수고가 앞서야 한다.

높은 곳에 올라야(登高) 먼 곳을 볼 수 있다(望遠)는 성어가

목표도 노력도 모두 있어야 한다고 말해준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사상가 荀況(순황)은

‘荀子(순자)’의 勸學(권학)편에서 좋은 환경과 좋은 방법에 의해

더욱 훌륭한 학문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일찍이 발돋움을 하고 바라본 일이 있었지만,

높은 곳에 올라가 널리 바라본 것만 못했다

(吾嘗跂而望矣 不如登高之博見也/
오상기이망의 불여등고지박견야).’ 跂는 발돋움할 기.

수레와 말을 타면 발이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천 리길을 갈 수 있고, 배와 노를 이용하면 물에 익숙지 않더라도

강을 건널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군자가 나면서부터 남과 달랐던 것이 아니라

사물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란 것이다.

훌륭하게 되기 위한 방법을 먼저 알았다는 이야기다. 
 
이 말이 한 때 국제사회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2011년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호금도)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높은 곳에 함께 올라가 난제를 풀자는 의미로 썼다.

이에 앞서 2009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

觀海聽濤(관해청도)란 족자를 선물한 것도 바다를 바라보고

파도소리를 듣는다는 것이었다.

현장에 가는 수고를 하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니

일맥상통한다.  
 
이런 의미라면 ‘사람이 멀리 내다보며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시일 내에 근심이 따른다

(人無遠慮 必有近憂/ 인무원려 필유근우)’란 孔子(공자)님 말씀도 있다.

論語(논어)의 衛靈公(위령공)편에 나온다.

비슷한 것으로 安重根(안중근)의사의 유묵으로 남은 것은 더 원대하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지 않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

(人無遠慮 難成大業/ 인무원려 난성대업).’ 
 
포도를 따려고 노력하다 안 되니 포기하며 신 것이라

못 먹는 것이라고 합리화하는 이솝 우화의 여우는 오늘날 볼 수 없을까.

근사한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달성하기 위한

각종 방법을 강구해야 성공한다.

그렇다고 남을 해치는 불법과 비리는 물론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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