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근수누대(近水樓臺)

우현 띵호와 2023. 3. 27. 22:28

근수누대(近水樓臺)

물 가까이 있는 누각, 권력자에 접근하여 덕을 봄. 
[가까울 근(辶/4) 물 수(水/0) 다락 루(木/11) 대 대(至/8)]
 
관청에서나 민간기업이나 일을 처리하는데 능력을

중시해야 한다며 흔히 人事(인사)가 萬事(만사)라 한다.
막상 인재를 구할 때는 어려움에 부닥쳐 亡事(망사)가 된 일이 많았다.
귀한 손님이 오면 식사하던 것을 뱉고 감던 머리카락을 쥔 채

吐哺握髮 (토포악발)로 맞았던 周公(주공)의 정신이 이상적이다.
 
일을 맡겼으면 다른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任賢勿貳(임현물이)로
밀어줘야 함은 물론이다. 인재를 이렇게 찾고 이끌게 하는 것과는
반대로 힘쓰는 자리에 앉았을 때 집안은 물론 개나 소나

출세시킨다는 鷄犬昇天(계견승천)의 비아냥도 있다.
 
물 가까이에(近水) 있는 누각이나 정자(樓臺)란 멋진 비유가

어떻게 권력이나 힘을 가진 사람에게 접근하여 덕을 보는 것을

뜻하게 됐을까.

중국 北宋(북송) 4대 仁宗(인종) 황제 때 유명한 정치가이자
학자인 范仲淹(범중엄, 989~1052)이란 사람이 있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학하여 높은 관직에 올랐어도 사람됨이

겸손하여 아랫사람들과도 흉허물 없이 어울렸다.

범중엄이 杭州(항주) 지역에서 知府(지부)란 벼슬을 하고 있을 때
성내의 문무관원들 중에는 그의 추천을 받아 발탁된 사람이 상당수
되었다.
 
그런데 외지의 순찰직을 맡고 있었던 蘇麟(소린)이란 사람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해 불만이 많았다.
소린이 어느 날 항주 관아로 들어갔을 때 범중엄을 만나

시 한 수를 지어 올렸다.

‘물가의 정자에서는 달을 먼저 볼 수 있고,

태양을 향한 꽃나무가 봄을 쉽게 맞는구나

(近水樓臺先得月向陽花木易逢春/ 근수누대선득월 향양화목이봉춘).’

시를 읽은 범중엄은 소린의 속내를 짐작하고 지체 없이

원하는 부서로 추천서를 써 주었다고 한다.

송나라 兪文豹(유문표)란 사람의 ‘淸夜錄(청야록)’에 실려 전한다.
 
이런 아름다운 고사가 따르더라도 청탁은 청탁이라 후세 사람들은

실력 있는 사람에게 접근하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가리켰다.

전문성이나 실력은 불문하고 측근 인사를 요직에 내려 보내는

낙하산 인사는 최근 들어서도 더하면 더했지 나아질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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