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사벌등안(捨筏登岸)

우현 띵호와 2023. 4. 22. 18:46

사벌등안(捨筏登岸)  
뗏목은 버리고 언덕을 오르다. 
[버릴 사(扌/8]) 뗏목 벌(竹/6) 오를 등(癶/7) 언덕 안(山/5)]
 
강을 건너려면 뗏목이 필요하지만

기슭에 닿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맙게 잘 타고 왔더라도 남은 일은

언덕을 오르는 일인데 거추장스럽다.

물고기를 잡은 뒤에는 유용했던 통발이

요리를 해서 먹을 때는 필요 없어 잊어버린다는

得魚忘筌(득어망전)을 소개했다.
 
이 말은 목적을 달성하고 난 뒤에 도움을 받은 것을

깡그리 잊는 배신의 뜻이 강한 반면,

뗏목은 메고 언덕을 오를 수 없으니

잊어야 다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두고 가면 뒤의 사람이 다시 강을 건너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제자 須菩提(수보리)에게 설법한

‘金剛般若波羅蜜經(금강반야바라밀경)’에서

이 성어가 나왔다.

간단히 金剛經(금강경)이라고 하는 이 경전은

불교를 신봉하는 동양에서 주석서만 600여 종에

이르는 대표적인 것이라 한다.

해당되는 부분이 나오는 6장 正信稀有分

(정신희유분)의 마지막은 이렇다.

부처님이 마땅히 법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내 설법을 뗏목의 비유로 알아야 한다.

법도 마땅히 버려야 하는 것인데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랴

(汝等比丘 知我說法 如筏喩者 法尙應捨 何況非法/

여등비구 지아설법 여벌유자 법상응사 하황비법).’

강을 건너려면 뗏목이 필요하지만

이 세상에서 저세상 彼岸(피안)에 이른 뒤에는 버려야 한다.

즉 깨달음을 얻은 뒤에는 배운 말과

글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함석헌 선생이 ‘열두 바구니’에서 한 말도 의미가 상통한다.

골리앗을 때려 넘겼기로서니 조약돌을 비단에 싸서

제단에 둘 필요는 없다.

다윗이 위대하지 돌은 흔하다.

조약돌을 섬기는 자가 어찌 그리 많은고!

골리앗이 죽었는데

다음 싸움은 돌로 못하니 마땅히 버려야 한다.

정민 교수의 ‘조심’에서 요지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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