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각자무치(角者無齒)

우현 띵호와 2024. 2. 28. 21:31

각자무치 (角者無齒) 

뿔이 있는 짐승은 이가 없다,

한 사람이 재주나 복을 다 가질 수 없다.  
[뿔 각(角/0) 놈 자(耂/5) 없을 무(灬/8) 이 치(齒/0)]
 
사람은 세상에 올 때 모두 각자의 능력을 타고 난다.  
아무리 모자라는 사람이라도

한 가지는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고,

모든 방면에 다 능통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도

각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뒤떨어진다.  
사나운 호랑이에게 뿔까지 달렸다면 당할 동물이 없다.
이처럼 뿔이 있는 짐승(角者)은 이빨이 없다
(無齒)는 성어와 같은 속담이 바로

‘무는 호랑이는 뿔이 없다’,

또는 ‘송곳니를 가진 호랑이는 뿔이 없다’ 등이다.  
 
달리 한역으로 噬虎無角

(서호무각, 噬는 씹을 서)이라고도 한다.

한 가지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어

무엇이든 완전무결하게

다 갖추기는 어렵다는 비유다.
 
속담을 번역한 듯 익은 말이라도

우리만의 성어는 아니고 중국서도 고대부터

비슷한 뜻으로 곳곳에서 사용됐다.  
儒家(유가)의 경전 禮記(예기)의 원본이라 하는

‘大戴禮記(대대례기)’에 ‘네 발 달린 짐승은 날개가 없고,

우뚝한 뿔이 있는 짐승은 윗니가 없다 
(四足者無羽翼 戴角者無上齒/
사족자무우익 대각자무상치)’라고 나온다.
 
6세기 六朝(육조) 때의 문인 顏之推(안지추)는

자녀들을 위한 ‘顔氏家訓(안씨가훈)’에서

역시 교훈을 잊지 앉는다. 
‘달리기를 잘 하는 짐승에게는 날개를 주지 않고,

날기에 능하면 앞발이 없다 
(能走者奪其翼 善飛者減其指/
능주자탈기익 선비자감기지).’
 
가장 잘 알려진 것이 前漢(전한) 중기의 유학자

董仲舒(동중서, 기원전176?~104)의 말에서 나왔다.  
영토를 크게 넓혀 전성기를 이룬 7대 武帝
(무제)의 신임을 받아 예악을 통해

교화를 실현하는 유교를 정착시켰다.  
 
무제가 선비들에게 治道(치도)에 관한 글을

올리도록 했을 때 동중서가 道(도)와 文治
(문치), 忠(충)을 강조한 중에 하늘은 공평하다며

이 말이 등장한다.
‘강한 이빨을 준 동물에게는 뿔을 주지 않고,

날개를 준 새에게는 두 발밖에 주지 않았다 
 
(予之齒者去其角 傅其翼者兩其足/
여지치자거기각 부기익자량기족).’  
녹봉을 많이 받는 고관이 백성을 등쳐서는

나라가 바로 될 수 없다는 의미였다.  
 
‘漢書(한서)’ 열전에 실려 있다. 여기서 나온
予齒去角(여치거각)이나 줄여서 齒角(치각)
이라 해도 같은 뜻이다.
이처럼 하늘이 공평하게 능력을 준만큼

오늘의 사회에서 모두 골고루 잘 살면

좋으련만 실제는 거리가 멀다.  
 
각기 다른 능력을 보완하여 힘을 합치면 좋으련만

같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때에 따라 곳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같은 재주를 가졌는데 남의 것은 눈에 차지 않고,

자기편이 했을 때는 무조건 잘 한다며 박수친다. 
 
똑 같이 균등할 수는 없지만 힘으로 차지하고,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면 불만만 쌓인다.  
남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며 펄펄 뛰다가,

자기가 했을 때는 똑 같은 경우라도 법대로 한다며

막무가내라면 공평하게 준 하늘이 노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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