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총선후 소감

우현 띵호와 2024. 5. 7. 00:35

총선후 소감

그동안 정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해 왔던 게 부끄럽다.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다.

나 같은 사람이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셈이다.
최측근 사람도 다 내 마음 같지 않은데

대한민국 전체가 어떻게 내 마음과 같을 수가 있을까?

그러나 아무리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달라도 너무 다르니 이건 참 심한 일이다.
더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은 심정으로,

병원에 갈 일이 있어 터덜터덜 걸어 가는데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의 통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껄렁한 옷차림의 어떤 남자가 폰을 귀에 대고

주변에 들으라고 하는 듯 큰 소리로
"200석이 안돼서 어떡하냐."
라고 몇 번을 말한다.

완승을 이루고도 200석이 안 됐다고 속상해 하는

그 오만한 욕심이라니!

아, 저 사람들은 저런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고

놀랬는데 또 몇 걸음 걸으니까

다른 사람의 통화 소리가 들렸다.
"윤석열은 있는 놈들 세금이나 깎아주려고 하잖아.

그래도 이재명은 거칠기는 하지만

어렵게 자라서 검정고시 패스했고,

없는 사람들 생각하고 뭐라도 주려고 하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와, 할 말이 없었다.

이런 게 민심이라는 건가?

간단히 말해서 살만한 사람은 여당 편이고,

어려운 사람은 이재명 편이라는 얘기가 되는데

그런 식으로라면 우리나라에 그렇게 살기 힘든

사람이 많다는 것인가,

아니면 내 주변 사람들이 다 살 만한 사람들이라는 건가.
어떻게 정치를 하는 사람을 뽑는데

그런 것이 판단 기준이 되어야 된다는 건지 놀랍다.

사람만 보고 나라를 바르게 이끌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을 뽑았다면 이런 '완승완패'의

결과는 나올 수 없다.
똘똘 뭉치는 전라도는 상상 이상이다.

원로인 이낙연이 강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라도에서도 13%로 낙선한 걸 보면

배신자는 가차없이 치고, 아무리 죄를 짓고

비리가 있다 해도 당에 충성이면 다 받아들이는

이 현상이 너무 역겹다.
순진한 국민의 힘과 한동훈은 여우와 이리 같은

상대에게 바보처럼 당한 셈이다.

민주당에서 넘어온 사람들에게 바로 공천을 주고

그들이 당선을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한 것부터가

순진한 계산이었다.

뽑힐 사람을 우선으로 공천하기보다

하자가 없는 사람을 공천한 것은 순수함이었는데

그게 먹히는 나라가 못되는 것이다.
한동훈은 얼마나 많은 거를 깨닫고 있을까?

아무리 똑똑해도 정치에 대해 백일 안에

모든 걸 알 수는 없는 거니까 이번을 배움의 기회로

여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의 폭이 넓어져서 나라를 바르게

이끌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길 바란다.
아무튼 그가 그리 되든,

나라가 어찌 되든 이젠 정치에 대해

관심을 끊고 싶어졌다 그럴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아, 나라가 싫어진다는 말이 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약아빠진 죄인들이 전부 뱃지를 달았으니

정말 세상이 왜 이런가.
이민 갈 궁리를 할까?

적어도 내 아들은 한국에 남지 말고

반드시 미국으로 돌아가라고 할 것이고,

손주들도 반드시 유학을 가라고 말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너무 무지하고

우매하다는 생각만 든다.

그 속성에서 벗어나기도 힘들 거 같아

미래가 안 보이니 우울한 날이다.

 

<2024. 4. 11 총선 후 소감>

평범한 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