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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 것인가....?

우현 띵호와 2024. 9. 2. 23:06

어디로 갈 것인가....? 

정년 퇴임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한 교수가

방송에 출연할 일이 생겨서 방송국에 갔는데

낯선 분위기에 눌려 두리번거리며

수위 아저씨에게 다가갔는데 말도 꺼내기 전에

수위가 다짜고짜 "어디서 왔어요" 하고 물었습니다. 
 
정년퇴직해서 소속이 없어진 그 분은 당황한 나머지

"집에서 왔어요" 라고 대답해서

한 바탕 웃은 적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 교수도 방송국에서 똑같은 경우를 당했는데

그러나 성격이 대찬 그 분은 수위에게

이렇게 호통을 쳤습니다. 
 
"여보시오. 어디서 왔냐고 묻지 말고,

어디로 갈 것인지 물어보시오.
나는 방송국 프로에서 출연해 달라고 해서 왔소." 
 
마침 그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자가

멀리서 보고 달려와 교수님을 모시며

그 제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시 우리 교수님 말씀은 다 철학이에요." 
 
우리의 인생도 "어디서 왔냐?" 보다

"어디로 갈 것인가?" 가 더 중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자꾸만 지나온 것만 묻습니다.
얼마나 돈을 벌었소?
옛날에 지위가 뭐였소?
나이는 얼마나 먹었소? 
 
다 쓸데없는 것들을..... 
 
우리는 맨날 지나간 것을 내세웁니다.
왕년에 내가말이야
왕년에 한가닥 했거든
왕년에 내 지위가 말이야 
 
그래서 뭘 어쩌라고.....? 
 
지나간 것을 내세우지 않는 사회
지나간 것으로 폼 잡지 않는 사람
지나간 것을 원한으로 삼지 않는 이웃 
 
이제 지나갈 길을 이야기하고
다가올 시간을 계획하고
미래를 같이 할 사람을 귀히 여기는 
 
그런 사람으로
그런 시간으로
그런 이웃으로.... 
 
마치 지금의 자리가 영원하기라도 한 것처럼.... 
 
"어디로 갈 것인가? 는 모르고
"어디서 온 것만 내세우면 미래가 없습니다." 
우리도 때때로 자문해야 합니다. 
 
"어디로 갈것인가?" 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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