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무사절부(無似竊鈇)

우현 띵호와 2022. 9. 22. 23:05

무사절부(無似竊鈇) 
- 도끼를 훔친 것 같지 않다,

편견 따라 의심스럽기도, 바르게도 보인다. 
[없을 무(灬/8) 닮을 사(亻/5) 훔칠 절(穴/17) 도끼 부(金/4)]
 
남을 의심하는 것이 좋을 리는 없다.

의심이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아주 적다.  
 
진리를 확인하기 위해 모든 사물에 대해 의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스승이 가르쳐준다고 해도 의문을 갖고 문제를 풀지 않으면

그 학문은 끝내 대성할 수 없다. 
이런 선현의 가르침 외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심은 병이다.
 
지혜 없는 자가 의심 끊을 날이 없다고 하지만

疑心暗鬼(의심암귀)란 말대로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가슴에 암귀를 낳는다.  
 
절친한 친구도, 가족도 의심의 범위를 벗지 못한다.  
杯弓蛇影(배궁사영)으로 술잔에 나쁜 것을 탔는지 의심하고

‘도둑맞으면 어미 품도 들춰 본다’고 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런 의심도 풀기만 하면 언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밝게 좋게만 보인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바뀌는 좋은 예가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의 전설적인 사상가 列禦寇(열어구)와

그 제자들이 썼다는 ‘列子(열자)’에 나온다.  
 
呂氏春秋(여씨춘추)에서 도끼를 훔쳐갔다고 의심하는

竊鈇之疑(절부지의)를 소개한 내용과 같이 의심이 의심을 낳는다.
 
說符(설부)편의 내용을 보자.

어떤 사람이 도끼를 잃어 버렸는데

이웃집의 아들을 범인으로 생각했다.

그러니 모든 것이 의심스러웠다. 
 
‘그의 걸음걸이를 봐도 도끼를 훔친 것 같고,

낯빛과 말씨를 봐도 훔친 것 같았으며 
 
(視其行步竊鈇也 顔色竊鈇也 言語竊鈇也/  
시기행보절부야 안색절부야 언어절부야),  
 
동작과 태도가 다 도끼를 훔친 것 같았다 
(動作態度 無爲而不竊鈇也/ 동작태도 무위이부절부야).’
그런데 그 뒤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주인이 골짜기를 뒤지다가 도끼를 찾게 됐다. 
 
이번엔 도끼를 훔칠(竊鈇) 사람이라고는

닮지 않게(無似) 보인 것이다. 그 부분은 이렇다. 
 
‘훗날 다시 이웃집 아들을 보니 
 (他日復見其鄰人之子/ 타일부견기린인지자), 
동작과 태도가 조금도 도끼를 훔친 사람과 같지 않았다 
 
(動作態度 無似竊鈇者/ 동작태도 무사절부자).’
똑 같은 얘기를 했는데도 사람 따라 달리 듣는 이야기가

‘韓非子(한비자)’에 실려 있다. 
 
부잣집 담장이 무너져 몽땅 도둑을 맞았다.  
그 집 아들이 평소 쌓지 않으면 도둑 들 것이라 말한 적이 있어

지혜롭다고 한 반면 이웃집 노인은 같은 말을 했는데도

도둑이 아닌지 의심했다는 智子疑鄰(지자의린) 고사다.
 
도둑이 아닐까 하고 편견을 가지면

그 사람의 평소 모든 행동이 도둑처럼 보인다.  
 
어떤 일에 의심하고 집착하게 되면 뒤에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믿지 않는다.  
 
한 부분이 맞는 사실을 굳게 믿는 나머지

전체에 해당된다고 고집하고 다른 정보는 배척하는

確證偏向(확증편향)도 편견에서 점차 자란다.
 
정보까지는 몰라도 패를 갈라 우리 편은 무조건 옳고

뭐가 깨지든 지지하는 반면 상대방은 없어져야 할 정도로

싸운다면 옳은 사회는 요원하다.  
 
사실이 드러났을 땐 인정하고 상대의 좋은 점은 받아야

발전한다는 것은 어린애도 아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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