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백수기가(白手起家)

우현 띵호와 2022. 9. 23. 12:31

백수기가(白手起家)  
- 물려받은 재산 없이 집안을 일으키다, 자수성가하다. 
[흰 백(白/0) 손 수(手/0) 일어날 기(走/3) 집 가(宀/7)]
장갑이나 가죽 등을 끼거나 감지 않은 맨손이 白手(백수)다.   

맨손과 맨주먹이라는 赤手空拳(적수공권)과는 뜻을

약간 달리 먼저 떠올리는 인상은 돈 한 푼 없이

빈둥거리고 놀고먹는 건달이다.  
 
입으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듯이 떠들어도 힘든 일을

하지 않아 손이 하얀 사람에게서 나온 말이라 한다. 
 
그런데 이런 손으로 집안을 일으킨다면(起家)

당연히 다른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이 없이 혼자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재산을 모은 능력은 남다르다. 
 
이 말은 중국에서 주로 쓴다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自手成家(자수성가)와 똑 같은 뜻이다.
 
역사소설 東周列國志(동주열국지)로 유명한 明(명)나라의

馮夢龍(풍몽룡)은 宋(송) 元(원) 시대의 이야기를 모아

편찬한 백화 단편소설 ‘喻世明言(유세명언)’도 남겼다.  
 
실생활에서 소재를 많이 취해 사랑과 우정 등의

사회백태를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 책이다.
 
전 40권 중 10권에 ‘맨몸으로 집안을 일으켜

지금은 살 집이 있고 씨 뿌릴 밭이 있다 
(白手成家的 如今有屋住 有田種/
백수성가적 여금유옥주 유전종)’며 간략히 언급된다.  
 
흰 띠로 지은 집에서 산다고 서민의 뜻을 가진

白屋(백옥)이 들어간 성어는 이보다 조금 앞서

송나라 태조 朱元璋(주원장)과 관계가 있다.
 
유학의 집대성자인 남송의 朱熹(주희)가 강학하며

제자들의 질문에 답한 어록 모음집

‘朱子語類(주자어류)’에 나오는 내용이다.  
 
빈농 출신으로 紅巾賊(홍건적)에서 두각을 나타내

중원을 통일한 태조 주원장은 자신의 고조까지

모두 황제로 추증했다.
 
태조도 세월이 흘러 죽었을 때 함께 太廟(태묘)에 합사하자

옛날 周(주)나라 조상 后稷(후직)같이 공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다 모셔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한 사람이 말한다.

‘오늘날 사대부는 아무 것도 없는 집에서 가문을 일으켜,

현달하기에 이르렀는데 
 
(今士大夫白屋起家 以至榮顯/ 금사대부백옥기가 이지영현)’  
조상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큰 공적을 이룬 사대부는 조정에서 삼대를 추증해도

사양하는데 아무 한 일도 없는 사대까지는 부당하다고

유학자들에겐 불편을 느꼈던 모양이다.  
 
공적이 있어야 사후에까지 떵떵거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대기업을 일으켜

百萬長者(백만장자)가 된 사람은 입지전적인 위인으로 칭송받는다.
 
이들이 취약계층에 크게 기부하여 박수를 받는 일도 흔하다.  
 단지 이들이 재산을 모은 뒤 안하무인으로 주위를 무시하여

갑질로 지탄받는 사람도 간혹 나타난다.  
 
혼자 재산을 모았다고 해도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사람이

있게 마련이니 그럴수록 주위를 잘 살펴야 두고두고

좋은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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