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이기(損人利己)
남에게 손해를 끼치고 자신의 이익을 얻다.
[덜 손(扌/10) 사람 인(人/0) 이할 리(刂/5) 몸 기(己/0)]
사람의 욕심은 성인이 아닌 한 끝이 없다.
살아가기에 넉넉한 재산이 있어도 더 가지려 발버둥 친다.
하늘에서 칠보가 쏟아져 다칠지언정 싫증나지 않고
몰리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물고기가 낚싯밥만 보는 것처럼
사람은 눈앞의 이익만 보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도리어 손해를 입게 된다는 말로
‘달아나는 노루 보고 얻은 토끼를 놓았다’란 속담은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하지 말라는 일침이다.
사람이 이기적인 동물인 이상 욕심을 부리다 손해를 보는 것은
自業自得(자업자득)이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남에게 손해를 끼치면서(損人)
자기의 이익을 도모한다면(利己) 누구에게나 욕먹는다.
이 성어는 장사에 대해 깨우치는 말처럼 들려도
중국 唐(당)나라의 陸象先(육상선, 665~736)이 처음 썼을 때는
공직자의 태도를 말한 것이었다.
육상선은 학문과 재능을 겸비하여 일처리가 공정하고 청렴했다.
그가 감찰어사로 있을 때 玄宗(현종)에 직언하다 밉보여
益州(익주)란 지방으로 좌천됐다.
그곳에서 인정을 베풀어 백성들에게 칭송을 받았는데
직권을 남용하는 관리에겐 엄하게 대했다.
司馬(사마) 관직의 부하가 죄를 저지른 사람은 棍杖(곤장) 등
엄하게 다루지 않으면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 간언했다.
이에 대해 육상선이 한 말에 성어가 나온다.
‘舊唐書(구당서)’에 실린 내용이다.
백성을 다스릴 때 이치를 따져 해야지 구태여 엄한 형벌로
자신의 권위를 세울 필요가 있겠느냐며 이어간다.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치며 자기 이익이 되는 것을 하는 것은
(損人益己/ 손인익기), 결코 인의나 관용의 도가 아닙니다
(恐非仁恕之道/ 공비인서지도).’ 남에게 고통을 주며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것은 도덕적이 아니란 자세로 백성을 다스려
그는 가는 곳마다 칭송을 받았다.
육상선의 말은 北宋(북송)의 眞宗(진종)황제가 남긴 말이라며
‘明心寶鑑(명심보감)’의 省心篇(성심편)에 인용된다.
‘투기를 하거나 원한을 갚으면 자손에게 근심거리를 주고
(懷妬報寃 與子孫之爲患/ 회투보원 여자손지위환),
남에 손해를 끼치고 자기만 이롭게 하면 끝내 현달할
자손이 없을 것이다(損人利己 終無顯達雲仍/ 손인이기 종무현달운잉).’
우리나라에서 편찬돼 초학 교재로 썼던 ‘四字小學(사자소학)’의
후반부엔 이 말을 포함하여 줄줄이 옳은 말이 실려 있다.
선행을 쌓은 집안은 경사가 따르고 불선이면 재앙이 온다는
유명한 구절 뒤에 따른다.
‘남을 손해 보게 하고 자신을 이롭게 하면 마침내 자신을 해치고
(損人利己 終是自害/ 손인이기 종시자해), 화와 복은 특정한 문이
없어 오직 사람이 불러들인 것이다
(禍福無門 惟人所召/ 화복무문 유인소소).’ 이처럼 당연한 말이고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교훈이라도 남을 이겨야 자신이 잘 된다고
너도나도 생각하는 오늘 세상에 분란이 끝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