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모의 푸념 *
저어 " 여보시오
돈 있다 위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며
명예가 있다고 뽑내지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 나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형제 내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식구 아닌데도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운지 모르것소..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 지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 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되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들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나라 내 동포요...
이민가니 해외동포 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자식을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고...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이더이다..
인생 다 부질 없더이다...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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