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근주자적(近朱者赤)

우현 띵호와 2024. 3. 4. 18:24

근주자적(近朱者赤)

붉은 색을 가까이하면 붉어진다,

주위 환경에 쉽게 물이 든다.
[가까울 근(辶/4) 붉을 주(木/2) 놈 자(耂/5) 붉을 적(赤/0)] 
 
환경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분에 심어 놓으면 못된 풀도 화초라 한다’는

속담은 못난 사람도 그럴듯한 지위만 얻으면

잘난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환경은 힘이 세다.

강남에서 잘 자라던 귤이 강북으로 옮겨져

환경이 바뀌면 보잘것없는 탱자가 된다.

南橘北枳(남귤북지)다.

유교의 亞聖(아성)인 孟子(맹자)도

어머니의 교육환경을 바꾼 孟母三遷(맹모삼천)이

없었으면 평범하게 자랐을 것이다.

이처럼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는

무수한 가르침 중에서 일상에 더 가깝게

인용되는 말이 있다.

검은 먹을 가까이 하면 자신도 검어진다는

近墨者黑(근묵자흑)으로 이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붉은 색을 가까이 하면(近朱) 자신도 붉어진다

(者赤)는 말이 이 성어와 함께 항상 붙어 다닌다.

그래서 합쳐 近朱近墨(근주근묵)이라고도 하는데

사실은 이 말이 먼저 등장한다.

붉을 朱(주)는 진한 붉은 색의 수은으로 된 광물

朱沙(주사)를 말하는데 印朱(인주)의 원료다.

이 두 쌍둥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이 중국 西晉(서진) 때의

학자이자 문인이었던 傅玄(부현, 217~278)이란 사람의

‘太子少傅箴(태자소부잠)’이란 책이다.

그곳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대체로 쇠와 나무는 일정한 모양이 없어

틀에 따라 둥글게도 될 수 있고 각이 지게도 된다면서 설명한다.

‘붉은 색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붉은 물이 들고,

먹을 가까이 하는 사람은 검은 물이 든다

(近朱者赤 近墨者黑/ 근주자적 근묵자흑).’

그러면서 소리가 고르면 음향도 맑게 울리고 형상이
단정하면 그림자도 곧다

(聲和則響淸 形正則影直/ 성화즉향청 형정즉영직)고 했다.

약간 달리 사용된 말도 있다.

‘먹을 가까이하면 반드시 검어지고,

주사를 가까이하면 반드시 붉어진다

(近朱必赤 近墨必緇(근주필적 근묵필치)’고 했는데

緇는 ‘검을 치’로 같은 뜻이다. 
 
이 말만큼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는 말이

삼밭 가운데 자라는 쑥 蓬生麻中(봉생마중)이란 성어도 있다.

不扶自直(불부자직)이 뒤따르는데 죽죽 곧은 삼밭에

구불구불 자라는 쑥이 있다면 붙들어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게 된다는 의미다.

환경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사람도 있지만 말썽만 부리는 이웃과

함께 산다면 삶이 지옥이다.

자녀가 불량학생과 어울리지 말라고 항상 당부하는

부모의 심정도 나쁜 길로 물들지 않도록 하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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