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남산현표(南山玄豹)

우현 띵호와 2024. 3. 19. 16:46

남산현표 (南山玄豹) 
남산의 검은 표범, 빛나는 시기를 위해 실력을 닦다. 
[남녘 남(十/7) 메 산(山/0) 검을 현(玄/0) 표범 표(豸/3)]  

호랑이보다 조금 작은 표범은 민첩한데다사납지만

온 몸의 검고 둥근 무늬로 성어에서 이미지가 좋다.  

 
표범은 죽어서도 가죽을 남긴다는 豹死留皮(표사유피)에,

무늬가 가을에 더 아름다워진다는 豹變(표변)이 있다.  
 
갑작스레 행동을 바꿔 나쁜 의미가 많게 되었어도

처음 君子豹變(군자표변)은 허물을
재빨리 고쳐 바른 길로 간다는 의미였다. 
 
성의 앞쪽 南山(남산)에 사는 검은 표범(玄豹)은 더하다.  
 
검은 무늬를 더욱 아름답게 유지하기 위해

먹는 것도 잊고 햇빛을 피해 은거한다는 이야기다.  
 
학문을 위해 벼슬을 버리고 은거하는 학자들이

즐겨 사용한 말이기도 하다. 
 
은일거사들이 본받으려 했던 이 말은

처음 정숙한 부인이 인용한 데서 나왔다.  
 
중국 前漢(전한) 시대 왕족 출신의 학자 劉向
(유향)이 현명한 여인에서 악녀까지 104명의

이야기를 모아 귀감을 삼게 한 ‘列女傳
(열녀전)’에서다.  
 
2권 賢明傳(현명전)에 실려 있는 陶荅子妻
(도답자처)가 주인공이다. 
荅은 좀콩 답, 答과 통한다.

陶(도)지역의 대부 답자는 별로 한 일도 없이

3년 만에 재산이 세 배나 불어났다.  
 
5년 만에 고향에 돌아올 때 어마어마한 행차로

모두 소를 잡고 환영했지만 그 부인은

아이를 안고 울었다.

시어머니가 화가 나서 연유를 물었다.

부인은 답한다. 
‘남산의 검은 표범은 안개가 끼고

비 오는 날이 이레나 계속되어도

먹이 구하러 내려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南山有玄豹 霧雨七日而不下食者 何也/
남산유현표 무칠일이불하식자 하야)?’  
 
좋은 무늬를 유지하고 몸을 숨겨 해로움에서

벗어나려는 것인데 하는 노력도 없이 부유한
것은 재앙의 시작일 뿐이라 한 것이다. 
 
노여움을 사 부인이 쫓겨난 지 1년도 안 돼

과연 답자는 도둑으로 몰려 죽음을 당했다.

부인은 어린 아이를 데리고 돌아와

시어머니를 잘 봉양했다. 
 
부인의 표범 이야기는 豹隱(표은) 또는
南山霧豹(남산무표)라고도 하여

은거선비들에 더 잘 맞았다.  
조선 肅宗(숙종)때의 학자 尹拯

(윤증, 拯은 건질 증)의 시에도 나온다. 
 
‘열심히 공부하려면 조용해야 하는 법 
(多少工夫靜裏宜 / 다소공부정리의),  
남산의 안개 속 표범 보면 알 수 있네 
 
(南山霧豹可能知 / 남산무표가능지).’ 
사람의 능력이 단번에 높은 경지에 다다를 수는 없다.  
차근차근 실력을 축적하여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우러름을 받는 자리에 오른다.  
표범처럼 고충도 감내하지 않고

양지만 바라다가는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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