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위고금다 (位高金多)

우현 띵호와 2024. 3. 22. 22:11

위고금다 (位高金多)  
지위가 높고 재물이 많다, 크게 성공해 귀인이 되다. 
[자리 위(亻/5) 높을 고(高/0) 쇠 금(金/0) 많을 다(夕/3)]  

매우 말솜씨가 좋은 사람을 가리키는

우리 속담에 ‘말 잘 하기는 소진,

장의로군’이라는 것이 있다.  
 
합쳐서 ‘蘇張(소장)의 혀’라고도 한다.

잘 알려졌듯이 蘇秦(소진)과 張儀(장의)는

말로써 중국 秦(진)나라와 六國(육국)을

잡고 흔들었던 縱橫家(종횡가)의 대표였다. 
두 사람은 楚(초)나라의 鬼谷(귀곡) 지방에

은둔했던 鬼谷子(귀곡자)의 제자였다.  
 
그는 강력한 진에 대항하여 천하의 패권을 다투던

戰國時代(전국시대)에 권모술수의 외교책을

앞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두 제자는 상반된 방책으로

이들 나라에서 꿈을 펼쳤다. 
 
소진은 강국에 맞서려면 작은 나라가 연합해야 한다는

合縱策(합종책)으로, 장의는 진나라와 각각 동맹을

해야 살 수 있다며

連衡策(연횡책, 衡은 저울대 형, 가로 횡)을 갖고

각국을 순회하며 세치의 혀로 왕들을 설득했다.  
이들은 고생 끝에 소진이 여섯 나라의 재상으로,

장의는 진나라에서 재상이 되었다. 
이 중 지위가 높고(位高) 재물도 많다(金多)는

이 성어는 먼저 출세한 소진에게서 나왔다. 
 
그는 처음 실속 없이 여러 해 동안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형제와 형수가 비웃으며

농사나 지으라고 했다.

‘史記(사기)’의 소진 열전에 실린 내용을 보자. 
소진은 분발하여 상대를 설득하는 법을

통달한 뒤 설득에 나섰다.  
 
소국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합종이 楚燕齊韓魏趙(초연제한위조)의 왕들에 먹혀

들어가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됐다. 
소진은 합종 맹약의 우두머리가 됐고

제후들마다 사신을 보내 모시려 했다. 
이동 때는 선물을 실은 수레가 끝이 안 보일 정도이고

호위하는 병사도 많아 왕의 행차로 착각할 정도였다.  
 
도중에 고향을 지나가면서 집에 들렀다.

식구들은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소진이 ‘어찌 전에는 오만하더니 이렇게 공손한가요 
(何前倨而後恭也 / 하전거이후공야)?’ 하고 물으니

형수가 답했다. 倨는 거만할 거. 
 
‘작은 시아우님의 지위가 높고

재물도 많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見季子位高金多也 / 견계자위고김다야).’ 
부귀해지면 친척까지도 우러러보고 비천해지면

업신여기는 것을 보고 소진은 탄식했다.  
 
일반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높은 자리에 오른 사람에게 줄을 대기 위해 모두 기를 쓴다. 
그러다 세력을 잃으면 언제 보았느냐며 즉시 돌아선다.

이런 세태를 탓하지 말고 부귀할 때 덕을 베푼다면

그나마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소진은 천금을 풀어 일족과 친지들에게 나눠주며 위로했다.

나중에 참혹하게 죽음을 당했어도

소진의 합종책은 15년이나 위력을 발휘해

진나라를 견제하는데 성공한 바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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