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노마식도(老馬識途)

우현 띵호와 2024. 6. 6. 12:15

노마식도(老馬識途)
늙은 말이 길을 알다, 경험 많은 사람의 지혜
[늙을 로(老/0) 말 마(馬/0) 알 식(言/12) 길 도(辶/7)]

知識(지식)은 노력에 의해 얻을 수 있으나
智慧(지혜)는 쉽게 습득할 수 없다.

사물의 이치를 깨닫고 바르게 행할 수 있는

능력인 지혜는 남에게 전할 수도 없어

지식을 능가한다.

‘사람이 오래면 지혜요 물건이 오래면 귀신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물건은 오래 될수록 쓸데없게 되어도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경험을 많이 쌓게 되어

지혜로울 수 있다.

늙은 것을 우세하는 老醜(노추)는 제외하고

영국서도 ‘Older and Wiser’라는 격언,

나이를 먹을수록 현명해진다니

그런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늙은 말(老馬)이 길을 안다(識途)는 성어도

뒷전의 퇴물이 큰 지혜를 발휘한다는

고사에서 나왔다.

앞서 나온 老馬之智(노마지지)와 마찬가지로

중국 齊(제)나라의 桓公(환공)과 재상 管仲
(관중)의 원정 이야기에서 예로 든 ‘韓非子
(한비자)’ 說林上(설림상)에 실려 있다.

春秋五覇(춘추오패)의 맹주였던 환공은

관중과 함께 허베이[河北/ 하북] 북쪽에 위치했던

燕(연)나라를 도와주러 갔다가 길을
잃어 늙은 말의 지혜로 곤경을 벗어났었다.

참전하게 된 전후는 ‘東周列國志
(동주열국지)’에 상세한데 간단히 보자.

연나라를 침범했던 山戎(산융)족의 국왕
密盧(밀로)는 제나라에 쫓겨 答理呵(답리가)가

다스리는 험준한 나라 孤竹國(고죽국)에 의지했다.

환공의 제나라 군대는 봄부터 공격을 시작했으나

지형을 잘 이용한 고죽국의 장군 黃花(황화)의

전략에 고전하다 겨울이 되어서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천리나 떨어진 곳으로 원정 가서 고생하다

막상 끝내고 돌아가려니 갈 길을 알 수가 없었다.

제나라 군사들은 승리에만 급급하여

지형지물의 관찰에 소홀했던 것이다.

국상 관중이 노획한 고죽국의 말이 생각났다.

‘늙은 말의 지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풀어놓고 그 뒤를 따르게 하여 길을 찾았다

(老馬之智可用也 乃放老馬而隨之 遂得道/
노마지지가용야 내방로마이수지 수득도).’

이보다 앞서 대부 隰朋(습붕)은 식수가 떨어졌을 때

남쪽의 개미집 땅 속을 파게하여 갈증을 해소했다.

늙은 말과 노대신의 지혜를 활용할 수 있어서 무사히 귀환했다.
현명한 재상도 알지 못하는 일을 미물인 늙은 말과

개미에게 지혜를 빌린 셈이다.

노령사회가 되면서 노인들이 많아지자 젊은이들은

자기들의 앞날을 가로막는 방해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기수문화가 철저한 사회에선 하급자가

중책을 맡게 되었을 때 상급자가 줄줄이

사퇴하여 경험을 사장시킨다.

원로들의 의견을 들으면서도 바른 길은 외면하고

제 갈 길만 간다.

한비자가 한탄했듯이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면서도

앞선 사람의 지혜를 본받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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