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51

젊은 여인의 재치

젊은 여인의 재치 과거에 낙방하고 말을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박도령은 한숨을 쉬는 대신 휘파람을 불어댔다. 처음 본 과거 시험이었고 조금만 더 공부를 하면 내년엔 거뜬히 붙을 것 같은데다 천성이 원래 낙천적이다.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 호시절에 산들바람은 목덜미를 간질러 대고 만산에는 진달래가 붉게 타오르며 나비는 청산 가자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게으른 숫말은 책찍질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걸음을 재촉했다. 산허리를 돌자 박도령은 고개 끄덕이며 빙긋이 웃었다. 엉덩이가 빵빵한 암말이 꼬리를 흔들며 앞서 가고 있었다. 암말 위에는 초로의 영감님이 첩인 듯한 젊은 여인을 뒤에서 껴안은 채 산천경개 구경하며 한가로이 가고 있었다. 박도령의 숫말이 재바른 걸음으로 암말 사타구니 가까이 코를 벌름거리며 다가섰고,..

야설 2021.11.11

●방랑시인 김삿갓 01-(13)* 우뚝솟은 金刚山

●방랑시인 김삿갓 01-(13) * 우뚝솟은 金刚山 松松栢栢岩岩廻 , 水水山山处处奇 (송송백백암암회 , 수수산산처처기) "허 ..이거 천하의 명시일쎄 ! " 선비들은 글을 읊조리고 나서 무릅을 치며 감탄했다. 그들은 이미 금강산을 두고 읊은 수 많은 시를 많이 보아온 터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금강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쉬운 글자만 사용하여 딱 두줄로 간결하게 적은 것은 처음이다. "허어, 금강산의 경치를 이렇듯 쉽게 나타내는 방법도 있었구먼." 누군가는 탄식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들은 금강산 곳곳의 절경 앞에 할말을 잊고, 이것을 글로 옮길 적당한 문구를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보잘것없이 초라한 나그네는 물 흐르듯이 쉬운글자로 술술 읊어버리니 감탄만이 나올 뿐이었다. "..

야설 2021.09.25

●방랑시인 김삿갓 01-(12)* 김삿갓의 대필 诗

●방랑시인 김삿갓 01-(12) * 김삿갓의 대필 诗 "과연 명승절지에 명승(名僧)이 계시군요. 불초 감히 고명하신 분과 겨룰수야 없습니다만 찾아뵙고 가르침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야 시주 뜻대로 하시면 됩니다. 글이라면 그 스님도 뒤지지 않으시는 분이나 가신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가셔야 할겁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 "그 스님은 누구든 찾아오는 손님은 글을 알든 모르든글 실력을 시험해 보십니다. 그래서 상대는 안되지만 실력이 있다고 인정되면 쾌히 대접을 해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죽장으로 후려쳐 쫒아버립니다. 물 론 시주께서는 좋은 상대가 되시겠습니다만." 김삿갓은 갈수록 흥미를 느꼈다. "거참 재미있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습니다. 만약 겨루기를 하여서 지는 편은 이를 ..

야설 2021.09.25

방랑시인 김삿갓 01-(11)* 금강산의 경치를 버리면

●방랑시인 김삿갓 01-(11)* 금강산의 경치를 버리면 "참 좋습니다." 선비들은 무릎을 쳤다. 김삿갓은 얻어 먹을 것을 먹었으니 이제 볼일은 다 끝났다 생각되어 부시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 벌써 가시렵니까 ?" 선비들이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바람처럼 왔으니 바람처럼 가야지요.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납시다." 김삿갓은 이 말을 남기고 다시 발길을 옮기기 시작했다. 고개를 몇개 넘으니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인가가 보이지 않아 계속 걸었다. 가는 길이 숲속 길이라 해는 아직 넘어가지 않았으나 앞은 어둑어둑 하였다. 이때 삼거리 길에서 중을 만났다. 그는 무료하던차에 잘되었다 생각하고 슬쩍 문자를 써서 말을 걸었다. "문여소승하처래 ?" (门余小僧何处来 ?) 그러자 젊은 중도 냉..

야설 2021.09.25

방랑시인 김삿갓 1-10

방랑시인 김삿갓 1-10 방랑시인 김병연(金炳淵) 紹介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묘;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출생~사망; 1807 ~ 1863 -본관; 안동 -호; 난고 -본명; 병연 -별칭; 김삿갓 -자; 성심 -활동분야;문학 -출생지;경기 양주 -주요저서;《김립시집》 조선 후기 시인으로 본관은 안동(安東), 자는 성심(性深), 호 난고(蘭皐)이다. 속칭 김삿갓 혹은 김립(金笠)이라고도 부른다. 아버지는 김안근(金安根)이며 경기도 양주에서 출생하였다. 1811년(순조 11)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로 있던 조부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하였기 때문에 연좌제의 의해 집안이 망하였다. 당시 6세였던 그는 하인 김성수(金聖洙)의 구원을 받아 형 병하(炳河)와 함께 황해도 곡..

야설 2021.09.25

쇠 뿔

쇠 뿔 해거름에 최참봉이 얼큰하게 취해서 뒷짐을 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대문 앞에 절름발이 거지 하나가 동냥 좀 줍쇼라며 가느다란 목소리를 겨우 뽑아내고 있었다. 다른 집으로 가봐라. 뒤에서 최참봉이 걸걸한 목소리로 소리치자 피골이 상접한 거지는 울상으로 최참봉을 올려다보며 나리 이틀을 굶었습니다요. 목숨 좀 살려주십시요라며 애걸했다. 다른 집으로 가라 하지 않았느냐! 최참봉의 목소리는 고함으로 변했다. 삐그덕 솟을대문이 열리며 최참봉의 집사와 청지기 머슴들이 주인의 고함소리에 놀라 우르르 몰려나왔다. 나리~ 거지의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최참봉이 절름발이 거지의 목발을 밟아 부러뜨려 도랑으로 집어던지고 바가지를 박살냈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네놈의 성한 다리도 분질러 버리겠다. 그때 그곳을 지나가던 노..

야설 2021.09.25

海印寺의 由來 전설

海印寺의 由來 전설 팔만 대장경으로 유명한 해인사의 해 자는 바다 "해(海)"자이고 인 자는 도장 "인(印)"이다. 그러면 해인사는 바다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 유래를 알아본다. 80이 넘을 늙은 내외가 가야산 깊은 골에 살고 있었다. 자식이 없는 이들 부부는 화전을 일구고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면서 산새와 별을 벗 삼아 하루하루를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을 먹고 도토리를 따러 나서는 이들 앞에 복실복실한 강아지 한마리가 사립문 안으로 들어섰다. 1년 내내 사람의 발길이 없는 깊은 산중이어서 좀이상했으나 하도 귀여운 강아지인지라 "좋은 벗이 생겼다." 싶어 붙들어 키우기로 했다. 노부부는 마치 자식 키우듯 정성을 쏟았고, 강아지는 날이 갈수록 무럭무럭 자랐다. 이렇게 어언 3년이 ..

야설 2021.09.25

양녕대군과 정향

양녕대군과 정향 양녕대군은 태종의 맏아들로 일찍이 세자에 책봉이 되었으나, 셋째인 충녕대군(세종대왕)의 현명함을 알아채고 둘째인 효령대군과 함께 왕위를 양보한 인물이다. 그는 왕위에서 물러난 후 호방한 무리들을 모아 토끼를 몰고 여우를 잡는 등 날마다 사냥을 일삼았고, 시와 여인을 사랑하고 팔도를 유람하는 진정한 풍류객이었다. 세종 즉위 후. 얼마 뒤 양녕대군은 임금에게 평안도를 다녀오겠다 하였으나, 세종은 그곳에 어여쁜 여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는 이를 만류하였다. 그러나 끝내 양녕대군의 뜻을 꺾지 못한 세종 임금은, 만약 형님이 색을 조심하고 탈 없이 돌아온다면 돌아오는 날 잔치를 열겠다고 약속하였다. 이에 양녕은 필히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즉시 연로변의 각 고을과 평양 전체의 수령들에게 자신..

야설 2021.09.25

원효대사와 자루빠진 도끼

원효대사와 자루빠진 도끼 우리나라 고승중에서 대학자이자 불교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신분이 원효대사(元曉大師) 이지요 대사님는 당나라에 유학을 가는길에 해골에 담긴물을 마신뒤 “일체가 마음에 달렸다”고 하면서 크게 깨달아 유학을 포기하고 전국을 방랑하는 유행승(遊行僧)이 되었다 하지요 그는 유심안락도(遊心安樂道)에서 ‘정토의 깊은뜻은 본래 범부(凡夫)를 위함이지 보살을 위함이 아니다‘ 라며 불교 대중화에 힘쓰셨고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을 비롯하여 240여편에 이르는 불교경전(佛敎經典)을 집필하셨다 하네요 원효대사는 한곳에 머물지 아니하고 전국 방방곡곡을 주유(周遊)하면서 불교 대중화에 힘쓰셨기에 전국사찰중 120여곳이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되어있어요 원효대사는 34세때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 현장..

야설 2021.09.25

매듭 자르는것이 아니고 푸는것

매듭 자르는것이 아니고 푸는것 어느날, 젊은 며느리에게~ 포장이 몹시 꼼꼼하게 된 소포가 왔습니다. 가위를 찾아서 포장된 끈을 자르려할때 시어머니가 말렸어요. "얘야~끈은 자르는게 아니라 푸는거란다." 며느리는 포장끈의 매듭을 푸느라 한동안 끙끙거리며 가위로 자르면 편할걸 별걸 다~풀라신다고ᆢ 속으로 궁시렁 거리면서도 결국 매듭을 풀었습니다. 다풀고 나자 시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잘라 버렸으면 쓰레기가 되었을텐데~ 예쁜 끈이니~ 나중에 다시 사용할수 있겠구나" 시어머니는 천진하게 웃으며 덧붙여 말했습니다. "인연도 잘라내기 보다는 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단다. "혹시나~얽히고 설킨 삶의 매듭들이 있다면 하나하나 풀어 가~보세요. 이세상은 혼자 살아 가는것이 아니고 인연과 연분 속에서 더불어 사는 것 이므로..

야설 2021.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