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161-170화 제161화 어떠한 벼슬을 주랴?(何官除授) 시골에 살던 어떤 상번군사(上番軍士, 지방군인이 서울 근무명령을 받고 올라감))가종묘 문지기로 배정이 되었다. 그 때에 군사의 상관인 수문부장과 종묘령(宗廟令)등은 일 없이 한가로이 늘 베개를 높게 베고 잠을 자거나 술과 밥 내기 노름이나 할 따름이었으므로, 군사는 늘 마음 속으로 부러워하였다. 군사는 지방에서 올라와 여비가 부족하여 여각이나 주막이 아닌 여염집을 밥집으로 정해두고 왕래하며 밥을 먹었는 데, 주인집은 과부가 살았고 주인은 안채에 있으면서 여종을 시켜 밥을 지어내어다 중문 바깥의 툇마루에 갖다 바치도록 하였다. 하루는 군사가 밥집으로 가 중문 밖에서 밥을 달라고 외쳤는데 마침 여종이 심부름을 나가고 없어 아무 대답이 없자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