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청의 사랑방 야화(夜話) / 움켜쥔 단추 강원도의 정선땅 첩첩산중 담비골에는 단 두 집이 살고 있는데 윗집엔 심마니 부부가 살고 아랫집엔 사냥꾼 부부가 살며 그들은 마치 친형제처럼 내것 네것이 없이 서로 사이좋게 살았다. 어느날 산삼을 캐러간 심마니 남편이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아, 부인이 쪽마루에 걸터앉아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랫집 사냥꾼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레벌떡 뛰어왔다. “형수님, 우리 집사람 여기 안 왔습니까?” 심마니와 사냥꾼 마누라가 서로 눈이 맞아 도망을 쳤으며, 심마니 부인이 식음을 전폐하고 드러눕자 사냥꾼은 연놈들을 찾으러 간다며, 대처로 갔다가 3일 만에 헛걸음을 치고 돌아왔다. “형수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일어나세요." 아랫집 사냥꾼이 음식을 가져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