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90) *관촉사(灌燭寺) 미륵석불 (彌勒石佛: 은진미륵)에 얽힌 유사. 이윽고 황포돛이 바람을 품고 강심(江心)으로 두둥실 떠나가기 시작하자 뱃사공들은 갑판위에 술상을 차려 놓고 김삿갓을 불렀다. "출발 전에 고사를 지낸 술이 좀 남아 있으니 형씨도 우리와 함께 흠향(歆響) 합시다." 어떤 술이라도 사양할 김삿갓이 아니다. 김삿갓은 뱃꾼들과 함께 술잔을 나누며, 원근 풍경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배는 순풍에 돛을 달고 강물을 좌우로 가르며 앞으로 앞으로 미끄러져 나가고 있었다. 저 멀리 강가에는 갈매기와 백로들이 삼삼오오 너훌너훌 춤을 추듯 날아다니고 있었다. 게다가 해는 저물기 시작하여 서녘 하늘에는 노을이 짙어왔다. 그 풍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김삿갓은 신용개(申用漑)의 시가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