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01- (23) *차일피적 적막강산 금백년 .. (이핑게 저핑게 하는 사이 쓸쓸한 강산은 어느덧 백년이 되고 말것이오.) "저는 바람처럼 거침없고, 머물지 않고, 흘러가는 인생을 살고 있지요." 여인은 고개를 끄덕해 보였다. 김삿갓은 정색을하고 물었다. "주막에 주모도 없고 심부름 하는 머슴도 없는 모양인데 무슨 곡절이라도 있습니까 ? " "곡절은 무슨 곡절이 있겠습니까. 그저 세상만사 모두가 귀찮아 잠시 문을 닫은 것 뿐입니다." "그래요 ?" 그러나 김삿갓은 어딘지 석연치 않은 기미를 느꼈다. 그는 묵묵히 밥을 모두 먹었다. " 잘 먹었습니다." 여인은 무슨 말을 할듯 하다가 단념한듯 상을 들고 나가려 한다. "잠깐만 ! " 김삿갓은 여인을 불러 세웠다. "제가 보기에 부인에게는 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