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78) *술 많이 마신다고 타박 말게, 지금은 부질없는 백발만 남았으니... (莫怪今多把酒頻 ,世上空留白髮身) ... 김삿갓은 시를 읽어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는 조운(朝雲)이라는 기생이 남지정(南止亭)에게 보낸 시가 아니었던가 ? " "그러하옵니다. 저는 이 시를 유난히 좋아하여 하루에도 몇 차례 읽어 보며 혼자 즐거워하옵니다." "이런 시를 즐기는 것을 보니, 자네도 산수를 어지간히 좋아하는군그래." 김삿갓은 추월이 떠다바치는 대야물을 받고, 세수를 한 후 아랫목에 주저앉으니, 추월은 새옷 한 벌을 가지런히 갖다 놓으며 말하는데, "저녁을 드시기 전에 옷을 갈아입으시옵소서. 옷이 몸에 맞으실지 모르겠사옵니다." 김삿갓은 새 옷을 보고 적이 놀랐다. "아니, 자네 집에 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