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57) *김삿갓의 신수. 점쟁이는 먼저 돈부터 챙겨 넣고 나서, 김삿갓의 생년 월 일을 물어 보며 말한다. "춘하추동 사계절 중에 봄은 이미 지나 갔으니, 여름부터 겨울까지 운수를 보아 드리겠소." 그리고 손가락을 이리저리 짚어 가며 입 속으로 무엇인가 한동안 중얼 거리더니, 여름쾌를 다음과 같이 적어 놓는다. 莫向西方 막향서방 서쪽 방향으로 가지마라 必逢害人 필연해인 반드시 해칠 사람을 만나게 되리라 事事多魔 사사다마 사사건건 마가 끼어들어 必煩意亂 필번의난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러우리로다. 점쟁이는 점쾌를 적은 종이를 들여다 보며, "댁은 지금 어디로 가시는 길이오 ? " 하고 새삼스럽게 가는 곳을 물어 보는 것이다. "나는 정주를 거쳐 선천으로 가는 길이라오." 점쟁이는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