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교칠지심(膠漆之心)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1

교칠지심(膠漆之心)

아교와 옻칠 같은 마음,떨어지지 않고 변하지 않는 우정

[아교 교(肉/11) 옻 칠(氵/11) 갈 지(丿/3) 마음 심(心/0)]

친구 사이의 우정을 기리는 성어는 부지기수로 많다.
한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竹馬故友(죽마고우),
管鮑之交(관포지교), 글자는 조금 어려워도
刎頸之交(문경지교, 刎은 목자를 문)는 쉽게
떠올린다. 실제 고사로는 원래 큰 우정이 없었다거나
이기심이 따르는 것이 많지만 후세에 대부분 돈독한
사이를 가리키는 말로 남았다.

金石之交(금석지교)처럼 아주 쉬운 비유로 두터운
우정을 나타내는 성어가 다수 있는데 아교와
옻칠(膠漆)과 같은 마음(之心)이란 이 말도 그 중
하나다. 짐승의 가죽이나 뼈 등을 진하게 고은
阿膠(아교)를 바르고 윤을 내려는 가구에 옻을
칠하면 떨어지지도 않고 벗겨지지도 않아 꼭 필요한
존재라는 데서 나왔다.

중국 唐(당)나라의 유명시인 白居易(백거이)와
元稹(원진, 稹은 빽빽할 진)은 과거 공부를 할 때부터
절친한 친구였다. 두 사람은 字(자)가 樂天(낙천)과
微之(미지)로 함께 과거에 합격하고 관료의 길도
함께 걸었다. 원진이 시로 이름이 먼저 알려져
元白(원백)으로 불렸고, 나중에 詩豪(시호)로
칭해지는 백거이는 長恨歌(장한가) 등으로 문명이 더
높았다.

현실을 반영하고 정치와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新樂府(신악부) 운동에 백거이가 주체가 되고,
원진도 뜻을 같이 하는 사이였다. 이 운동으로
주체세력의 눈 밖에 난 두 사람은 각각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좌천되고 말았다.

백거이는 멀리 떨어진 원진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보냈다. 미지에게 주는 글 ‘與微之書(여미지서)’에
두 사람의 우정을 아교와 옻에 비유한 글이 실려
있다. 부분을 보자. 헤어진 지도 벌써 3년이 됐다면서
이어간다.

‘인생이 얼마나 길다고 이렇게 헤어져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는가(人生幾何 離闊如此/ 인생기하
이활여차), 하물며 아교와 옻칠 같은 마음을 가지고
북방의 호지와 남방의 월지에 몸을 두고 있으니
말일세(況以膠漆之心 置於胡越之身/ 황이교칠지심
치어호월지신).’ 그러면서 나아가도 만나지 못하고
물러서도 잊을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우정이 친족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되려면
두 사람 중 한 쪽의 인내가 필요하다. 죽고 못 산다는
친구 사이라도 조그만 이해관계에서 틀어지고
나중에는 원수가 되는 수도 있다.

앞의 管鮑(관포)와 刎頸(문경) 고사 중에
管仲(관중)과 鮑叔牙(포숙아)의 우정, 藺相如(인상여,
藺은 골풀 린)와 廉頗(염파)의 의리는 한 쪽의
일방적인 양보로 빛을 발했다. 인생에서 우정을
제거한다면 세상에서 태양을 없애 버리는 것과
같다는 격언이 있는 만큼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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