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소극침주(小隙沈舟)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2

소극침주(小隙沈舟)

작은 틈으로 샌 물이 배를 가라앉힌다,

작은 일이라도 게을리 하지 말라

[작을 소(小/0) 틈 극(阝/10) 잠길 침(氵/4) 배 주(舟/0)]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하다. 절차를 밟아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 千里之行 始於足下(천리지행
시어족하)와 같은 뜻의 속담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가 말해주듯 먼 길을 가는데 준비를
잘못해 첫 걸음부터 삐끗하면 열 걸음도 못 간다.
역으로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구백 리를 갔다고 마지막을 방심하면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 튼튼한 큰 둑의 마지막
개미구멍을 빠뜨렸다가 무너뜨리는
堤潰蟻穴(제궤의혈)이나 산을 쌓아 올리는데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이 모자라 공이 무너진다는
功虧一簣(공휴일궤, 虧는 이지러질 휴, 簣는 삼태기
궤)가 가르치는 교훈이다.

조그만 틈(小隙)으로 물이 새어 들어 배가
가라앉는다(沈舟)는 이 성어도 같은 비유다. 작은
일을 게을리 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된다는 이 말은
중국의 신선술과 불교 교리가 혼합된 내용의
‘關尹子(관윤자)’에서 나왔다.

周(주)나라 때 函谷關(함곡관)의 關令(관령)으로
老子(노자)에게서 道德經(도덕경)을 전수받은
尹喜(윤희)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은
唐末(당말)의 道敎(도교) 완성에 공로자로 평가받는
杜光庭(두광정, 850~933)의 위작이라 한다. 마지막 장인
九藥(구약)편에 관윤자가 한 말이라며 실린 내용을
보자.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말라, 조그마한 틈이 배를
가라앉힌다(勿輕小事 小隙沈舟/ 물경소사 소극심주).
작다고 경시하지 말라, 작은 벌레가 사람을 상하게
한다(勿輕小物 小蟲毒身/ 물경소물
소충독신),.소인을 가볍게 보지 말라, 소인이 나라를
훔친다(勿輕小人 小人賊國/ 물경소인 소인적국).

작은 일을 두루 잘 살핀 뒤라야 큰일을 이룰 수
있다(能周小事 然後能成大事/ 능주소사
연후능성대사).’ 어느 것이나 작은 일에 성실해야
큰일을 성취할 수 있다며 쉬운 비유를 썼다.
그러면서 소인을 잘 살피고 선을 잘 베푼 연후라야
능히 대인과 잘 맺어질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신뢰가 쌓이려면 작은
약속이라도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창한
공약을 내걸고 나라를 이끌겠다고 나선 지도자는
작은 약속이라고 하찮게 생각하면 믿음의 뿌리가
흔들린다. 菜根譚(채근담)에서 깨우친다.

‘한 가지 말로 천지의 조화를 깨뜨리며, 한 가지
일로 자손에 재앙을 빚는 수가 있으니, 마땅히 깊이
경계해야 한다(一言而傷天地之和
一事而釀子孫之禍者 最宜切戒/ 일언이상천지지화
일사이양자손지화자 최의절계).’ 한 마디의 말, 한
가지의 일이라고 경솔히 하다가 일 그르친 후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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