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남전생옥(藍田生玉)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9

남전생옥(藍田生玉)

남전에서 좋은 옥이 나다,
명문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온다.

[쪽 람(艹/14) 밭 전(田/0) 날 생(生/0) 구슬 옥(玉/0)]

뼈대가 있는 사람이라 하면 최고의 칭찬이다. 뼈가
없는 사람은 있을 수 없지만 줏대가 꼿꼿함을
말하거나 조상에 큰 인물이 많은 집안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名門(명문)은 이름 있는 문벌이나 훌륭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학교를 말한다.

뼈대 있는 집안이나 명문 학교가 저절로 됐을 리가
없다. 내려오는 전통과 보고 들은 바가 많은 꾸준한
교육은 물론 개개인도 남다른 노력이 따랐을 터다.
용이 용을 낳고 봉이 봉을 낳는다는
龍生龍鳳生鳳(용생룡봉생봉)이나 앞서 소개한 장수
집안에서 장수가 나올 수 있다는
將門有將(장문유장)이 잘 요약한 말이다. 옥이 많이
나는 藍田(남전)에서 좋은 옥이 많이 난다(生玉)는
말도 같은 뜻이다.

중국 최고의 재상 諸葛亮(제갈량)은
三顧草廬(삼고초려)로 蜀漢(촉한)의 劉備(유비)를
섬기게 되는데 그에 못지않게 도량이 넓고 신중한
친형 諸葛瑾(제갈근, 瑾은 아름다운옥 근)은
일찍부터 吳(오)나라 孫權(손권)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제갈근에게는 恪(각, 恪은 삼갈 각)이라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발상이 기발하고 재주가
뛰어났다.

제갈각이 여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궁중연회에
따라간 적이 있었다. 손권이 총명한 제갈각을 놀릴
생각으로 나귀를 한 마리 끌고 오게 해서
‘諸葛子瑜(제갈자유)’라 썼다. 子瑜(子瑜)가
아버지의 자이고 얼굴이 길게 생긴 제갈근을
가리킨다는 것을 안 주위에서 폭소가 터졌다.

꼬마 제갈각은 그러나 손권에게 무릎을 꿇고 두
글자만 더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여
‘之驢(지려)’라고 썼다. 나귀가 아버지가 아니고
아버지의 나귀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감탄한
손권은 꼬마에게 나귀를 선물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손권이 제갈각에게 아버지와 숙부 중에서 누가 더
현명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명군을 섬길 줄 아는
아버지가 더 현명하다고 대답하자 흐뭇해진 손권이
말했다. ‘남전에서 옥이 난다고 하더니 헛된 말이
아니로군(藍田生玉 眞不虛也/ 남전생옥 진부허야).’
정사 ‘三國志(삼국지)’의 주에서 유래했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뛰어난 제갈각이 자라서는
권력의 핵심에서 재주를 펼치다 나중에 魏(위)와의
전투에서 참패하고 자신도 암살당한다. 재간은
뛰어났으나 자신을 너무 믿고 남의 의견을 무시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것이다. ‘경주 돌이면 다
옥석인가’란 말이 있다. 좋은 일 가운데는 나쁜
일도 따르고 이름난 집안에서 늘 훌륭한 인물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통을 이어받는 합당한 교육이 있어야 하고 자신도
꾸준히 심신을 연마해야 이름을 더럽히지 않는다.
훌륭한 기치 아래 모였다고 모두 존경받는 인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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