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추풍과이(秋風過耳)

우현 띵호와 2021. 7. 17. 23:19

추풍과이(秋風過耳)

가을바람이 귀를 스쳐지나가다.
[가을 추(禾/4) 바람 풍(風/0) 지날 과(辶/9) 귀 이(耳/0)]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고 말을 해도 도무지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알아듣지 못한다. 이럴 경우
가장 알려진 말이 唐宋(당송)의 시인 李白(이백)과
蘇軾(소식)의 시구에서 유래한
馬耳東風(마이동풍)이다.

우리 속담 ‘쇠귀에 경 읽기’도 적절한 비유다.
소의 귀에 대고 경을 읽어 봐야 단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할 것은 뻔하다. 가을바람(秋風)이 귀를
스쳐 지나가봐야(過耳) 무엇이 지나갔는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 이 성어로 똑 같은 뜻이다.

작금에 일어난 일 중 국회에서 통과시킨, 또는
뭉개버린 법안을 보면 의원들의 뻔뻔한 행위가 바로
秋風過耳를 연상시킨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은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 삽입 등 그 동안
누누이 각계서 지적한 독소조항이 그대로다. 도무지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고 자기 이익 따라 제 갈 길만
간다.

그런데 이 성어를 마이웨이 의원들에 비유한 것이
죄스러울 정도로 처음 사용됐을 때는 왕위까지
양보하는 정말 사심을 버렸을 때를 가리켰다.
漢(한)나라 趙曄(조엽, 曄은 빛날 엽)이 쓴
‘吳越春秋(오월춘추)’에 나오는 이야기다.

남방의 오와 월 두 인접 국가가 서로 경쟁하며
패권을 차지하기까지 흥망성쇠를 그린 책이다. 오왕
壽夢(수몽)에게는 네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 막내
季札(계찰)이 인품이 훌륭하고 재능도 뛰어났다.
신의를 중시한다는 성어 季札掛劍(계찰괘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왕이 병들었을 때 형제들을 불러 놓고 장자에
계승되는 왕위를 계찰에게 물려주면 좋겠다고 했다.
형들도 찬성했지만 정작 본인이 완강하게 사양했다.
할 수 없이 장자가 오르고 셋째까지 계승한 뒤 다시
물려주려 하자 계찰이 말했다.

‘부귀영화란 저에게는 가을바람이 귓가를 스쳐
지나가는 것과 같아서(富貴之于我 如秋風之過耳/
부귀지우아 여추풍지과이) 아무런 미련이
없습니다.’ 나타내는 뜻이 天壤之差(천양지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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