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유좌지기(宥坐之器)

우현 띵호와 2021. 7. 19. 22:42

유좌지기(宥坐之器)
자리 옆에 두고 마음을 다스리는 그릇

욕심을 경계하는 선인의 가르침은 많지만

이를 잘 따르기는 어렵다.
사람의 욕심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농서지방을 얻은 뒤 촉 땅까지 넘본다는

得隴望蜀 (득롱망촉)이나 겨를 핥다 쌀까지 먹는다는

砥糠及米 (지강급미, 砥는 핥을지, 糠은 겨 강)가 잘 나타낸다.
만족을 알면 욕되지 않는다고 知足不辱(지족불욕)이라

가르쳐도 작은 것을 욕심내다 小貪大失(소탐대실)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술을 많이 마시지 말라고 깨우쳐주는

戒盈杯 (계영배)라는 것이 있다.

넘침을 경계하는 잔이란 뜻대로 節酒杯(절주배)라고도 한다.

술을 가득 채워서 마시지 못하도록

어느 정도까지 차면 술잔 옆의 구멍으로

새어 나가게 만들었다.

고대 중국에서 과욕을 경계하기 위해 하늘에

정성을 드리며 비밀리에 만들어졌던 儀器(의기)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거상 林尙沃(임상옥, 1779∼1855)이

한 도공이 만든 계영배를 늘 곁에 두고

과욕을 다스린 끝에 큰 재산을 모았다는

얘기가 최인호 작가의 장편 商道(상도)에

자세히 소개돼 유명해졌다.

너그러울 宥(유)에는 ‘돕다, 식사나 술을 권하다‘란 뜻도 있다.
앉은 자리의 옆에 두고 항상 마음을 다스리는 그릇이란

이 성어도 계영배와 같은 구실을 한다.

 

비거나 차면 기울고 엎어지지만

양이 적당하면 바로 서 있는 그릇이다.
옛 군주들이 자리 가까이 두어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것을 스스로 경계했다고 한다.
’荀子(순자)‘의 宥坐(유좌) 에서 유래했는데

’孔子家語 (공자가어)‘ 三恕(삼서)편에도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공자가 魯桓公(노환공)의 사당을 찾았을 때

의례용 기구에 대해 묻자 사당지기가 항상

곁에 두고 보는 그릇이라 말했다.

 

이에 공자가 ’자신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그릇은 속이 비면 기울어지고,

알맞으면 바로 서고, 가득차면 엎어진다
(吾聞宥坐之器 虛則欹 中則正 滿則覆/

오문유좌지기 허즉기 중즉정 만죽복)‘고 설명한다.
欹는 기울어질 기.

재산을 좀 모으면 뽐내고 싶어

거들먹거리는 사람을 많이 본다.
그런 위인일수록 필요한 곳에 잘 쓸 줄 몰라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는다.
갑질로 패가망신하는 예가 최근에도 여럿 나왔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조금 힘 있는 자리에 오르자 마자

완장권력을 뽐내기 위해 아랫사람을 괴롭힌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권력이 영원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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