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낭자 (聲名狼藉)
훌륭한 이름이 무너져 내리다,
평판이 나빠지다.
<소리,聲 이름,名 이리,狼 핑계할 또는 깔개,藉>
聲名(성명)은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
名聲(명성)을 말한다. 명성은 일부러 얻으려 해도
어렵고, 얻고 나서도 순식간에 사라지기 일쑤다.
덕망이 있으면 조용히 있어도 사람들이
따르게 된다는 桃李不言 下自成蹊(도리불언
하자성혜)란 말이 있는 반면,
'나쁜 일은 천 리 밖에 난다'고 조심하지 않으면
추문이 퍼지기는 순식간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어지러운 낭자(낭자)는 원래
이리들이 굴속에서 깔고 생활하는 자리를 가리켰다.
이리는 이동할 때 자신들이 깔았던 풀을
흩어버린다는 데서 뒷자리가 엉망인 것을 뜻한다.
술자리 뒤의 어수선한 모습을 나타낼 때
杯盤狼藉(배반낭자)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훌륭했던 이름(聲名/성명)이 이리의
뒷자리(狼藉/낭자)처럼 지저분하면 惡名(악명)이 된다.
많은 죄악을 저질러 평판이 땅에 떨어지거나
훼손된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司馬遷(사마천)이 '史記(사기)'에서 이 성어를 쓸 때
蒙恬(몽염) 장군의 동생 蒙毅(몽의)가 했다고 해설하고 있다.
몽염은 중국 秦(진)나라의 명장으로 匈奴(흉노)를
물리치고 만리장성을 쌓는데 공을 들여 秦始皇(진시황)의
신임을 받았다. 몽의도 상경의 지위에 있으면서 황제가
외출할 때나 궁중에서 항상 곁을 지켰다.
형은 바깥일을 보고 동생은 내정을 책임질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진시황이 죽고 어리석은 胡亥(호해)가 왕위에 오르자
간신 趙高(조고)의 참언을 듣고 자살하게 했다.
몽의는 충신을 죽여 나라를 망하게 한 군주를 나열하며
'이들은 제후들과 천하에 악명을 떨쳤다(以是籍於諸侯/
이시적어제후)'고 탄식했다.
문서 또는 서적 籍(적)은 자리라는 뜻도 있어 藉(자)와 통한다.
호해는 몽의를 살해하고 몽염도 투옥한 후 자살하게 했다.
唐(당)나라 司馬貞(사마정)이 주석한 '史記索隱(사기색은)'에는
이 부분을 이렇게 기록했다.
'나쁜 명성이 마치 이리들이 깔아뭉개던 풀처럼
모든 나라에 퍼졌다(惡聲狼藉 布於諸國/ 악성낭자 포어제국).'
사람들이 부귀영화와 명성이 뜬구름인줄 모르고
그것을 붙잡으려 아등바등한다.
한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고 더 높은 지위를 탐하다
숨겨 있던 온갖 추악한 일이 드러나는 일이 잦다.
대표적인 것이 고위직 청문회에서다.
'사람들은 명예와 지위가 즐거움인 줄만 알고,
명예 없고 지위 없는 즐거움이 가장 참된
즐거움인줄 알지 못한다
(人知名位爲樂 不知無名無位之樂爲最眞/
인지명위위락 부지무명무위지락위최진)'고 했다.
洪自誠(홍자성)이 쓴 '採根譚(채근담)'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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