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공석묵돌(孔席墨突)

우현 띵호와 2021. 7. 20. 23:33

공석묵돌(孔席墨突)

공자의 자리와 묵자의 굴뚝,

몹시 바쁘게 돌아다니거나 열심히 일하다.

[구멍 공(子/1) 자리 석(巾/7) 먹 묵(土/12) 갑자기 돌(穴/4)]

할 일을 꾸물거리거나 미루지 않고 꾸준히 해야 성취를 맛볼 수 있다.

그래서 부지런히 일하며 힘쓰는 勤勉(근면)을

양의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예찬한다.

 

‘누구나 바라는 휴식과 행복은 근면에 의해서만 얻어진다’,

‘근면은 세 가지 악, 권태와 죄악과 결핍을 물리친다’

등등은 외국 격언이다.

 

우리 속담 ‘부지런한 물방아는 얼 새가 없다’는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流水不腐(유수불부)와 닮았다.

 

중국의 성인, 현자는

근면을 스스로 실천하여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성어를

남겼으니 바로 孔子(공자)의 자리(孔席), 墨子(묵자)의

굴뚝(墨突)이라는 이 말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공자는 仁(인)을 이상으로 하는 덕치를

강조하여 3000의 제자를 기른 유교의 시조다.

 

묵자는 유가에서 배웠으나 兼愛(겸애)를 설파한 묵가의 시조다.

이들이 자신들의 학문을 전파하고 실천하기 위해

집을 떠나 얼마나 부지런히 다녔으면 자기 집 자리는

따뜻할 새가 없고 굴뚝은 그을음이 낄 새가 없었을까.

 

여기에서 부지런히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조금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 됐다.

 

그런데 老子(노자)의 제자가 지었다고 하는 ‘文子(문자)’의

自然(자연)편에는 요즘 사용되는 말과 반대로 나온다.

 

‘공자의 집 굴뚝에는 검댕이 끼지 않았고,

묵자의 방석은 따뜻할 틈이 없었다

 

(孔子無黔突 墨子無煖席/

공자무검돌 묵자무난석)’고 되어 있다.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의 책 ‘淮南子(회남자)’

脩務訓(수무훈)편에도 같은 순서로 실려 있다.

 

後漢(후한) 초기 역사가 班固(반고)가 가상의 주인과

객이 벌이는 대화 형식의 글 ‘答賓戱(답빈희)’에서

‘공자의 따뜻하지 않은 자리, 묵자의 흰 굴뚝

 

(孔席不暖 墨突不黔/

공석불난 묵돌불검)’으로 표현하여 이후 바뀐 차례로 굳어졌다.

 

唐(당)나라의 시성 杜甫(두보)는

‘현인은 굴뚝을 그을릴 때까지 있지 못했고,

성인도 자리가 따뜻해질 때까지 있지 못했다

 

(賢有不黔突 聖有不煖席 /

현유불검돌 성유불난석)’란 구절을 남겼다.

 

문장가 韓愈(한유)도 ‘爭臣論(쟁신론)’에서

천하를 구제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면서

‘공자는 앉은 자리가 따스해질 겨를도 없이 돌아다녔고,

묵자의 집 굴뚝은 검게 될 틈이 없었다

 

(孔席不暇暖 墨突不得黔/

공석불가난 묵돌부득검)’고 표현했다.

 

자리와 굴뚝이 공자 집의 것인지, 묵자 집의 것인지

순서가 바뀌어도 뜻을 나타내는 데에는 다름이 없다.

 

자신이 이룬 것을 펼치기 위해 東奔西走(동분서주)한

열성은 같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한 곳에서 느긋이 가르치지 못하고

받아들일 곳을 찾아 헤맨 안쓰러움도 느껴진다.

 

이것은 역사 이래 최고의 열성으로 스펙을 쌓았지만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젊은 청년들이나,

새벽부터 폐지를 수집하러 부지런을 떨어도 소득은

쥐꼬리인 노년층이 늘어나는 현실과도 겹친다.

열심히 하고 바쁜 만큼 결과도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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