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곽씨지허(郭氏之墟)

우현 띵호와 2021. 7. 20. 23:36

곽씨지허(郭氏之墟)

- 곽씨의 옛터, 계획이 있어도 실천을 못하다.

[둘레 곽(阝/8) 성씨 씨(氏/0) 갈 지(丿/3) 터 허(土/12)]

 

성이 郭氏(곽씨)인 사람의 옛 터란 이 말은

고사를 모르면 아무 의미가 없다.

어느 망한 나라의 곽씨는 좋은 일만 알고,

나쁜 일은 미워했던 착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남아있는 것 없이 집이 폐허가 되어

있더라는 이야기다.

 

‘독장수구구는 독만 깨뜨린다’는 말이 있다.

실현성이 없는 허황된 계산은 도리어 손해만

가져 온다는 뜻으로 甕算(옹산)이라고도 한다.

 

독장수는 엉뚱하게 실천하려다 망하지만

훌륭한 이론을 머리로만 알고 실제 행하지는 않는다면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 온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갖고 있더라도 의지를 갖고

실행해야 훌륭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중국에서 가장 훌륭한 재상으로 꼽는 管仲(관중)은

개혁을 통한 부국강병책으로 齊(제)나라의

桓公(환공)을 春秋五覇(춘추오패)의 첫 자리에 오르게 했다.

환공도 자기를 해치려 했던 관중을 능력만 믿고 기용하고,

시책을 수용했기에 가능했다.

 

두 사람이 관련된 많은 성어 중에서

곽씨의 이야기는 前漢(전한) 말기의 학자 劉向(유향)의

‘新序(신서)’에 실려 전한다.

 

이 책은 과거사를 거울삼아 후대에 가르침을 주고자

간결하게 간추린 고사집인데 이야기 묘사가 뛰어나

문학적 가치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유향은 說苑(설원)과 戰國策(전국책) 등

다른 저작으로도 유명하다.

雜事(잡사) 편의 내용을 보자.

환공이 들로 사냥을 나갔다가 ‘망국의 옛 성인

곽씨의 폐허를 보게 되었다

(見亡國故城 郭氏之墟/ 견망국고성 곽씨지허)’.

촌로에게 곽씨가 어떤 사람인지 물었더니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한 사람이라 답한다.

의아해 하는 환공에게 ’선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고, 악을 미워하기는 했지만

제거하지는 못했습니다

(善善而不能行 惡惡而不能去/

선선이불능행 악악이불능거)‘고

촌로는 덧붙인다.

환공이 관중에 전한 후일담이 더 중요하다.

관중이 촌로가 누구였느냐고 묻자 환공이 모른다고 했다.

관중은 ’임금 역시 그 곽씨 같은 인물과 같습니다

(君亦一郭氏也/ 군역일곽씨야)‘고 말했다.

그 임금에 그 신하다.

君亦郭氏(군역곽씨)도 같은 성어가 됐다.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하는 것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

다만 훌륭한 명분을 굳건히 지키기만 하고

실제의 생활에서 실천하지 못한다면 명분까지 잃게 된다.

한 조직의 지도자에게는 옳고 그름을 명확히 하고

옳지 않은 것을 근절하지 않으면 안정은 하자세월이다.

‘하루가 늦어지면 10일이 늦어지고,

10일이 늦어지면 한 해가 늦어진다

(一日之延 十日之延, 十日之延 一歲之延/

일일지연 십일지연, 십일지연 일세지연)’는

말은 世宗(세종)이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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