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령오신 (三令五申)
세 번 호령하고 다섯 번 거듭 말하다.
<석,三 하여금,令 다섯,五 납.펼,申>
귀에 못이 박히도록 거듭 말하고 또 말하는
내용이라면 아주 중요한 일이겠다.
그런데 말을 못 알아들을 리 없는 엘리트들이
馬耳東風(마이동풍)이다.
육군 장성을 비롯한 고급 지휘관들이
뇌물수수와 성범죄에 연루된 사건이 있었다.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이후 대대적 병영 혁신을
다짐했다지만 '도로아미타불'이 됐다.
세 번 명령하고(三令/ 삼령) 다섯 번 거듭(五申/ 오신)
당부하는 것은 군령이다.
그것도 훈련을 받지 않은 여자들에게 내리는 것이다.
처음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一絲不亂(일사불란)하게
이행된다. 사고투성이 군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고사성어가 수두룩한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에
三令五申(삼영오신)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吳王(오왕) 闔閭(합려)는
'孫子兵法(손자병법)'을 모두 읽고
그 책을 쓴 지략가 孫武(손무)를 무척 존경하여
초빙해 왔다. 어느 날 오왕이 손무에게 병법을
이용하여 궁녀들을 훈련시켜 보라고 했다.
손무는 오왕이 골라 온 미녀 180명을 두 편으로
나누고 애첩 두 사람에게 대장을 시킨 뒤 조련에
들어갔다.
손자는 '앞으로!', '왼쪽!', '뒤로!' 하고 외치면
그 쪽으로 보도록 군령을 정하고 훈련에 들어갔으나
모두 키득거리기만 한다.
처음 잘못은 장수가 제대로 설명을 못했기 때문이라며
다시 가르친 후 훈련했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웃기만 했다.
이 번은 군령이 잘 전달되었는데도 이행이 안 되는
것은 대장 책임이라며 군법에 의해 처단하려 했다.
오왕이 깜짝 놀라 죽이지 말라고 간청했으나
'실전에서는 왕의 명령이라도 거역할 수 있습니다'
하며 두 대장을 참수했다. 다시 대장을 임명한 뒤
훈련에 들어가니 그야말로 제식훈련을 받은 듯
잘 움직였다. 吳王(오왕) 闔閭(합려)는 손무의
용병술을 받아들여 장수를 맡기고 춘추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