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할계(牛刀割鷄)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다.
[소 우(牛/0) 칼 도(刀/0) 벨 할(刂/10) 닭 계(鳥/10)]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이란 속담은 덩치가 큰 차이 나는
두 동물을 대비하여 서로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는
사이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큰 소를 잡는 칼(牛刀)로
조그만 닭 잡는 데 쓴다(割鷄)는 비유도 작은 일에
어울리지 않게 큰 도구를 쓴다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표현이나 몸짓을 할 때 자주 쓰는 성어다.
그렇지만 ‘닭 잡아 겪을 나그네 소 잡아 겪는다’란 말이
있는 것처럼 작은 일이라도 처음에 소홀히 하다가 나중에
큰 손해를 입지 않도록 가르치기도 한다.
모기보고 칼 뺀다는 見蚊拔劍(견문발검)이나 천리마를
소금 수레 끄는 일에 부린다는 驥服鹽車(기복염거) 등도
비유하는 바가 같다.
이 말은 孔子(공자)님이 처음으로 썼다.
뛰어난 제자 10명을 가리키는 孔門十哲(공문십철)에 들기도 하는
子遊(자유)가 魯(노)나라의 조그만 읍 武城(무성)이란 곳의
읍장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는 스승에게서 배운 대로 예악으로 백성들을 교화하는데 힘썼다.
어느 날 공자가 읍에 들렀을 때 마을 곳곳에서 현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를 듣고, 빙그레 미소 지으며 자유에게 말했다.
‘닭을 잡는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는가
(割鷄焉用牛刀/ 할계언용우도)?‘ 스승은 자신의 가르침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흐뭇해서 한 말이었다.
그러나 제자는 정색하여 예악을 배우면 백성을 사랑하게 되고,
백성도 잘 다스려져 모두에게 중요하다고 배운 것을 실천하고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공자는 아차 하여 제자들에게 자유의 말이 백번 옳고
자신은 농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자가 말한 것은 자유 같은 재주가 많은 사람은 더 큰 곳서
뜻을 펼쳐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잘못 받아들인 것이다.
’論語(논어)‘의 陽貨(양화)편에 실린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