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중흥회의 素望
“태산 간은 餘恨풀고 파란地平 바라보는 ‘오누이’ 대통령
“태산(泰山)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는 경구가 있다
오랜 삶의 지혜가 농축된 격언이다.
박근혜, 윤석열 전·현직 대통령의 초면은 지독한 악연이었다.
검사와 피의자 신분의 첫 만남이 아니던가.
부리부리 큰 몸집의 강골검사와 양친부모의
‘청빈(淸貧)’을 본때 삼아 맑은 삶을 누벼온
직전 여성대통령이 마주보고 ‘창과 방패’의
말씨름을 벌이지 않았던가.
미루어 짐작컨대 국정농단과 뇌물수수 의혹을
도마에 올려놓고 피 말리는 끈질긴 공방이
밤낮을 가리지 않았을 터.
박근혜의 말솜씨는 자신의 성정을 빼다 박은 듯
한점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YES, NO가 분명했다.
오죽했으면 ‘묵시적 청탁’이니 ‘경제공동체’ 같은
생뚱맞은 희한한 법률용어가 검찰 쪽에서 튕겨 나왔을까.....
그 무렵 정치판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거대한 혼돈의 소용돌이에 휘말렸고,
미친 돌개바람을 닮은 촛불난동이 서울 도심을 집어 삼켰다.
세정(世情)은 물구나무 선채 바로세울 재간은 실종상태였다.
실각한 박대통령에게는 고립무원의 올가미가 씌워졌다.
마녀사냥의 덫은 잔인하고도 사악했다.
30년 구형 → 20년 징역선고,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 날벼락이었다.
박근혜의 대통령 직무수행 일수는 1474일
옥살이는 1736일이다.
이미 역사의 뒤안길 언덕바리에 걸터앉은
‘과거(過去)’에 갇힌 박근혜사화(史禍)를 오늘에
복기하는 까닭은?
역사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고 돌고도는 법.
태산같은 여한(餘恨)도 끝없는 통한도 화해와 용서를
갈구하는 해맑은 마음씀씀이 하나로 춘삼월(春三月)
수줍은 햇살에 잔설(殘雪)녹듯 녹아내리는 값진
‘인간승리’의 파급효과를 확대 재생산 하고픔 때문이다.
오늘 우리 정치 생태계는 인정(人情)머리 따위는
숫제 흔적조차 사라지고 증오와 보복의 악순환에
파묻혀 오금을 못 펴는 형국이다.
지난 달 26일 박정희대통령 서거 44주기 추도식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다.
4박 6일의 중동(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국빈순방을
마치고 한밤중에 귀국한 윤대통령이 이튿날 아침
추도식에 참석했다.
현직대통령의 전직대통령 추도식 참석은 초유의 일이다.
5분 남짓 추도사에서 윤대통령은 9차례 박정희대통령의
빛나는 업적을 찬양했다.
유족대표 인사말에서 박근혜 전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여독 풀 겨를없이 참석한 윤대통령에게 감사하면서
어려움이 많아도 ‘우리정부’는 국민과 함께
이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우리정부’란 표현에 박대통령의 에누리 없는
농익은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고 봄직하다.
두 사람은 박정희,육영수 영전에서
향(香)에 불 붙여 올리고 고개숙였다.
군악대의 진혼곡이 은은히 흐느끼는 가운데
참배를 마치고 함께 오솔길을 걸어나오는 모습에서
정겨운 ‘오누이’ 같은 분위기가 물씬했다.
감동적인 동영상은 지상파 방송과 종편 유튜브 전파를 탔다.
30대 초·중반에 턱걸이 한 체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윤석열 지지율이 껑충 올라 39.1%를 기록했다고
언론이 앞다투어 숫자를 찍어 퍼 날렸다.
보수 대통합 기운이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는 해설이 뒤따랐다.
윤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 달성의 박전대통령의
사저를 찾았다. 12일만의 재회다.
대구 엑스포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총회 참석 길에 방문한 것이다.
박전대통령은 현관에서 반갑게 마중했다.
집현관 전열대에는 지난번 박정희추도식
참석당시 오솔길을 나란히 걸어내려오는
사진이 진열 돼 있었다.
사진을 가리키며 윤대통령이
“누가 우리 두 사람이 누나와 남동생 같다라고
얘기 하더라”고 소개해 함박웃음이 터졌다.
박근혜(71) 윤석열(62) 두 사람은 1시간 가량
담소하는 가운데 윤대통령은 박정희 실록을
열심히 읽고 있다면서 국정에 반영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원을 산책하고 헤어지면서 악수한 두 사람은
건강 잘 챙길 것을 서로 당부했다.
태산같은 여한(餘恨) 풀고 파란지평(地平) 바라보는
‘오누이’대통령. 인상적인 멋진 그림이 아닌가.
90줄 중반 노병(老兵)의 소망은 하나.
’24년 4·10 총선에서 국태민안의 들녘 활짝 열리는 것이다.
2023. 11. 22.
民 族 中 興 會
회 장 鄭 在 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