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취생몽사( 醉生夢死)

우현 띵호와 2024. 1. 12. 20:29

취생몽사( 醉生夢死) 
술에 취해 살다 꿈속에 죽다, 하는 일 없이 지내다.
醉(취할 취) 生(날 생) 夢(꿈 몽) 死(죽을 사)  

술에 취한 듯 살다가 꿈을 꾸듯이 죽는다는 뜻으로,

아무 의미(意味) 없이, 이룬 일도 없이 한평생(-平生)을

흐리멍덩하게 살아감을 비유(比喩ㆍ譬喩)하여 이르는 말 
 
宋代(송대)의 유학자 朱熹(주희)가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程顥(정호, 顥는 클 호, 1032~1085)의

말이라며 ‘小學(소학)’에서 인용한 것이 처음이라 한다.

정호는 동생 程頤(정이)와 함께 二程子(이정자)로 불리며

程朱學(정주학)을 창시했다.

어록에는 당시 간사하고 요망한 말들이 넘쳐

백성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천하를 어지럽게 하니

‘아무리 고명한 재주를 가졌어도 그 말에 얽매여

취생몽사의 지경으로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雖高才明智 膠於見聞 醉生夢死 不自覺也/

수고재명지 교어견문 취생몽사 부자각야)’고

한탄했다. 
 
송대에 처음 사용됐다고 해도 술 취한 채 살다

죽어간 사람은 앞선 시대에 많다.

酒池肉林(주지육림)의 향락으로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나라를 망친 殷(은)나라 紂王(주왕)이

대표한다.

하지만 미화된 죽음도 있다.

비록 汨羅水(멱라수, 汨은 물이름 멱)에 빠져

죽었더라도 모든 사람이 취한 중에 혼자

깨어 있었다는 衆醉獨醒(중취독성)의

屈原(굴원)이 있다.

무엇보다 술에 취한 채 호수 속에 있는 달을 잡기 위해

물 속에 뛰어들어 죽었다는 李白(이백)은

유배에서 풀려 仙界(선계)에 갔다고 해도

별호 醉聖(취성)이 더 어울린다.  
 
조선 중기 문신 張維(장유, 1587~1638)는

‘谿谷集(계곡집)’에서 은거의 만족함을 노래하며

이 말을 사용했다.

‘집 밖에 나갈 필요 없이 우주가 이 속에 있는 것을,

취생몽사 면하면서 일월을 마냥 보내노라

(不出戶庭觀宇宙 免敎醉夢送居諸/

불출호정관우주 면교취몽송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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