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약목계(呆若木鷄)
나무 닭처럼 감정에 흔들리지 않다.
걸핏하면 남과 다투기 좋아하는 사람을
흔히 싸움닭이라 한다.
하지만 닭싸움에 이용하는 닭에
이렇게 날뛰는 닭을 투입하면 백전백패다.
동작이 민첩하고 성질이 사나울 필요는 있지만
쓸데없이 싸움을 걸어 체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최상의 싸움닭은 나무로 만든 닭처럼
감정에 흔들리지 않게 길러진 닭이었다.
싸움닭이 아닌 것처럼 어리석어 보일
정도가 돼야 최고라는 말에서 수양이 높고
점잖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됐고,
나아가 융통성이 전혀 없는 사람을 지칭하기도 한다.
어리석을 呆(매)는 같은 뜻으로 ‘태’로도 읽혀
‘태약목계’라 하기도 한다.
도박성 오락의 일종인 鬪鷄 (투계) 는
한국 뿐 아닌 중국과 일본,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네시아까지 성행했다고 한다.
거미나 귀뚜라미, 개미까지 싸움을 붙여 도박을
즐긴 중국에서 특히 닭싸움은 고대부터 성행했던
모양이다.
春秋戰國(춘추전국)시대 齊(제)나라에서도
왕족이나 귀족들이 즐겼고 왕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싸움닭을 기르는데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紀渻子 (기성자, 渻은 물이름 성) 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때 왕이 기성자에게 최고로 잘 싸우는
닭을 기르라고 했다.
성급한 왕이 열흘이 지나 다 되었는가 묻고,
또 열흘 만에 다 길렀는지 물었다.
그럴 때마다 기성자는 다른 닭만 보면 달려든다며,
또는 강하긴 하지만 교만하여 자신이
최고인 줄 알고 있다며 기다려야 한다고 대답했다.
한 달이 지나 왕이 다시 이제 싸울 만한가하고
물으니 기성자가 이제 거의 되었다며 답한다.
‘다른 닭이 소리를 쳐도 아무런 변화 없이
마치 나무로 만든 닭처럼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鷄雖有鳴者 已無變矣 望之似木鷄矣/
계수유명자 이무변의 망지사목계의).
이 단계에 이르러 이제 다른 닭이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보기만 해도 달아나 버리는
고수가 되었다고 했다.
‘莊子(장자)’ 外篇(외편) 중의 達生(달생)에 실린 내용이다.
木鷄養到(목계양도), 木鷄之德(목계지덕)이라 해도 뜻은 같다.
여야의 공방에서 선봉에 서는 싸움닭은 꼭 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대방의 약점만
품위 있게 파고들어야 정쟁이 아닌 고수의 싸움이 된다.
막말과 허위사실로 격분시켜 놓고 나중에 취소하는
추태를 부려서는 진흙탕 싸움을 면할 수 없다.
또한 나무 닭과 같이 도발에 흔들리지 않아야
정치도 볼만한 구경거리가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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