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급손(善善及孫)
착하고 옳은 일을 하면 자손까지 복이 미친다.
‘옳은 일을 하면 죽어도 옳은 귀신이 된다‘는
속담은 착한 마음씨를 지니고 살면 죽어서도
보답이 온다는 말이다.
선을 행하는 사람이 무슨 보답을 바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여기에 적합한 성어가 있다.
선행을 많이 하거나 어려운 자에 적선을
한 집안은 그 자손들이 좋게 된다고 한
積善之家 必有餘慶(적선지가 필유여경),
줄여서 積善餘慶(적선여경)이다.
하지만 착하고 옳은 일을 알고도 그것을
내처 하지 못하는 것은 실제로 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말도 남아 있다.
’선을 좇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처럼 어렵고,
악을 따르는 것은 무너지는 것과 같이 쉽다
(從善如登 從惡如崩/ 종선여등 종악여붕).‘
우리나라에서 내려오는 성어로 더 좋은 말이 전한다.
착하고 좋은 일을 하면 그 자손에까지
복이 미친다는 뜻으로 많이 적선하라는 앞의
성어들과 같은 의미다.
金富軾(김부식)이 쓴 정사 ‘三國史記(삼국사기)’에서
신라 삼국통일에 공을 세운 金庾信(김유신) 장군과
그 후손들에 관한 이야기 列傳(열전) 편에 실려 있다.
모두 10권으로 된 열전 중에서
김유신 일가의 것이 3권이나 되고 나머지
爲國忠節 (위국충절)의 인물 68명을
나머지 7권에 수록하고 있다.
마지막 10권에는 弓裔(궁예)나 甄萱(견훤) 같은
나라를 어지럽힌 역신의 기록도 있어 특이하다.
제3권에 나오는 김유신의 맏손자 允中(윤중)의
이야기 중에서 부분을 보자.
신라가 통일을 이룬 뒤 33대 聖德王(성덕왕) 때
윤중은 십칠 관등 가운데 다섯째 등급인
大阿飡(대아찬, 飡은 먹을 찬)에 올랐다.
왕은 유신의 은공을 생각해 항상 윤중을 총애하니
왕의 친척들이 몹시 시기했다.
어느 한가윗날 왕이 月城(월성) 남산의
꼭대기에서 종관과 함께 주연을 베풀었을
때도 어김없이 윤중을 불러오라고 명을 내렸다.
종친들이 불평하자 오늘날 우리들이 평안한 것은
윤중 조부 덕이라면서 이어진다.
‘만약 공의 말과 같이 은공을 잊어버린다면
착한 이를 잘 대우하여 자손들에게
이르게 하는 의리가 아닐 것이오
(若如公言 忘棄之 則非善善及子孫之義也/
약여공언 망기 즉비선선급자손지의야).
왕은 뒤늦게 온 윤중을 가까이 앉히고
조부의 훌륭함을 칭찬하고 선물을 내렸다.
삼대 정승이 없고 삼대 거지가 없다’는 속담은
선행을 해야 오래 가지 않는다기보다 대를
이어 잘 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런 선행을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벌어지니 문제다.
이런 얌체 짓은 발본하여 선행을 짓밟지 못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