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암도진창(暗渡陳倉)

우현 띵호와 2021. 7. 19. 22:39

암도진창(暗渡陳倉)

- 몰래 진창으로 건너가다,

남모르는 방법으로 기습하여 성공하다.

[어두울 암(日/9) 건널 도(氵/9)

베풀 진(阝/8) 곳집 창(人/8)]

전투를 벌일 때 전략 전술의 법칙과 준거를 상세히

설명한 孫武(손무)의 孫子兵法(손자병법)은

병법서의 고전이다.

이곳에서 나온 것이라 곧잘 오해하는

三十六計(삼십육계)는 옛날 용병술을 모은

병서이지만 17세기 明末(명말)에서 淸初(청초)에

수집된 책으로 속임수에 강조점을 뒀다.

상대방을 속여서 판단을 흐리게 하는 방식은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을 치는 제6계의 聲東擊西(성동격서),

자신을 믿게 하여 안심시킨 뒤 허를 찌르는

제10계 笑裏藏刀(소리장도)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적에게 행동을 고의로

노출시켜 관심을 집중시킨 뒤 다른 방법으로

기습하는 제8계의 이 계책이다.

陳倉(진창)은 땅이 질퍽한 엉망진창의 진창이

아니고 산시[陝西/ 섬서]성에 있던 지명이다.

關中(관중) 땅인 여기를 몰래 건너와 점령한

사람은 劉邦(유방)의 전략가 韓信(한신)이었다.

秦始皇(진시황)의 사후 項羽(항우)와 패권을

다툴 때 咸陽(함양)을 먼저 점령한 사람이

관중왕이 되기로 공약했다.

유방이 먼저 입성했지만 압도적인 군사력의

항우에게 왕위를 넘기고 자신은 궁벽한

漢中(한중) 땅으로 물러났다.

야심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유방의 모사

張良(장량)의 계책대로 유일한 통로인 벼랑의

나무사다리 棧道(잔도)를 불태웠다.

관중으로 나갈 길을 태웠어도 유방의 천하를

차지할 큰 꿈은 버릴 수 없었다.

재능 있는 대장군 한신의 전략대로 몇 년 동안

힘을 기른 후 수백 명의 군사를 파견해서

잔도를 수리하는 척 했다.

항우의 명으로 감시하던 章邯(장한)은

그 군사로 어림없다며 코웃음을 치다가

樊噲(번쾌, 樊은 울타리 번, 噲는 목구멍 쾌) 등의

유방 군사에 의해 관중의 진창을 빼앗기고 말았다.

잔도를 수리하는데 힘을 쏟는 줄 알고

다른 곳의 경계를 게을리 하다 허를 찔린 것이다.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 高祖(고조)본기에는

‘겉으로는 잔도를 수리하는 척 하면서,

몰래 진창으로 건너가다(明修棧道 暗渡陳倉/

명수잔도 암도진창)’란 뜻으로 실렸다.

陳倉暗渡(진창암도)도 같은 뜻이다.

죽느냐, 사느냐 절체절명의 시기에

정도를 따지며 싸움에 임할 수는 없다.

공격하지 않을 곳에 맹폭을 가한 뒤 인천으로

상륙에 성공해 한국전쟁을 승리로 이끈 맥아더 장군의

전법도 이 계책이다.

그런데 이 말이 남녀 간에 떳떳하지 못한 사랑을

구할 때에도 사용된다고 하니 많이 퇴색됐다.

사통을 하는 남녀가 겉으로는 아닌 체 하면서

속으로 호박씨를 까는 것은 진창을 점령하는

것이 아닌 진창에 빠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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