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131-140화

우현 띵호와 2021. 9. 25. 23:03

고금소총131-140화

제131화 노처녀 정력 센 총각을 선택하다(處女擇强精郎)

옛날에 한 처녀가 신랑감을 지나치게 가리다가 그만 혼기를 놓쳐 노처녀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중매가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시집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루는 중매쟁이가 찾아왔는 데, 처녀가 신랑감을 워낙 가린다는 소문을 들었기에

아예 네 사람의 신랑감의 단자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낭자, 들어 보구려. 한 총각은 공부를 많이 해 문장가로 알려진 선비라오.

그리고 다음은 말타기와 활쏘기를 잘하여 소문이 난 씩씩한 무인이랍니다."

(중매쟁이 여기까지 설명을 하며 살피니 처녀의 눈치는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다음은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저수지 아래 비옥한 농토를 많이 가진 부잣집 아들입니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이 집 논에서는 수확을 많이 올리지요."

"그 다음은, 음…, 낭자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 데,

맨 나중의 총각은 정력이 매우 강한 청년이랍니다.

뻗어 나온 양근(陽根)에 돌을 가득 담은 큰 주머니 끈을 걸고 허리를 움직여

빙빙 돌리면, 그 돌 주머니가 머리 위까지 넘어서 휙휙 돌아가는 그런 청년이지요.

낭자 어떻수? 이 넷 중에서 한 배필 감을 골라 보구려."

이렇게 소개하면서, 신랑감을 고르라고 재촉했다.

설명을 들은 처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어 대답하였다 한다.

- 공부를 많이 해 문장을 잘 짓는 선비는 뜻이 넓어서 아내 고생만 시키고,

- 활을 잘 쏘는 무인은 전쟁에 나가 죽는 일이 있지요.

- 저수지 아래 좋은 논을 가졌다 해도 물 마르는 흉년에는 어쩔 도리 없을 테고,

- 돌을 담은 주머니를 걸어 머리 위까지 돌리는 그 억센 청년이 맘에 꼭 든답니다.

 

제132화 첫날밤 얘기에 물 한동이를 뒤집어 쓰다(初夜之談一盆水受)

한 노처녀가 우물에서 물을 길어 물동이를 이고 막 돌아서는 데, 마침 갓 혼인한 이웃집

새 신부가 물을 길러 왔다. 신부를 본 노처녀는 물동이를 인 채 그 신부에게 첫날밤 얘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곧 신부는 생긋이 웃으면서 첫날밤의 경험을 얘기했다.

"내가 신방에 들어가 앉으니 신랑이 보고 좋아하면서 나를 껴안았어요. 그러고는 내 몸을

더듬더니 내 옷을 홀랑 벗기고, 안아서 이불 속에 반듯이 눕히는 것이었어요.

나는 어떻게 하는지를 보려고 신랑이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지요. 신랑도 옷을 벗고

내 배 위에 엎드리더니, 어디서 갖고 온 것인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딱딱한 것을 가지고

내 두 다리 사이에 집어넣고 힘껏 누르고 휘젓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말이지요.

얼마 후에 그만 내 온몸이 갑자기 고단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쪽 빠지면서 정신이 황홀하고

몽롱해지더니 아롱아롱하게 혼미한 상태에 빠지고 말았거든요."

흥분이 되살아나는 듯 신부의 얘기가 늘어지자

노처녀는 몸을 흔들며 빨리 말하라며 재촉하였다.

"그런 다음에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는 데,

저절로 목에서 탄식 소리 같은 것이 나왔어요.

그리고 나는 무슨 애원하는 것 같은 외마디 소리를 계속 질러 댔지만,

그게 무슨 소리였는지는 알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것 같더니 아래가 축축해지더군요.

너무 좋고 흐뭇해 어쩔 줄을 몰랐는 데,

도대체 신랑이 나를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혀 알 수가 없었어요. 낭자도 빨리 시집가서 겪어 봐요!"

신부가 이와 같이 침을 삼키며 설명을 하자

얘기를 다 들은 노처녀는 흥분을 진정하지 못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팔에 힘을 잔뜩 주어 이고있던 물동이 꼭지를 힘껏 잡아당기며,

", 그래요? 그렇게 좋았단 말이지요?"

라며 발을 들어 땅을 구르자 머리에 이고 있던 물동이의 밑바닥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물동이 속으로 쏙 들어가고 몸에는 한 동이의 물을 다 뒤집어쓰고 말았다.

 

제133화 검은 수염과 흰 수염(黑髮白髮)

조정 대신 두 사람이 이웃에 살면서 매우 친하게 지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늙으니 두 대감 모두 수염과 머리에 흰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대감은 흰털이 날 때마다 뽑아 수염과 머리가 검어 보였고,

한 대감은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아서 머리와 수염이 모두 희었다.

머리가 검게 보이는 대감이 허연 대감을 보고 말하기를,

"흰털을 뽑으면 다섯 가지 이로운 점이 있어.

첫째는 늙어 추한 모습을 숨길 수 있고,

둘째는 얼굴이 아름답게 보이며,

셋째는 그리하여 아내와 첩을 즐겁게 해줄 수가 있지.

넷째는 늙은 노인으로 보이지 않게 되고,

다섯째로 그래서 벼슬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아도 되는,

이런 다섯 가지 이로움이 있거든."

이 말에 백발의 대감이 허연 머리털을 한 번 쓰다듬고는 반박하기를,

"자네 말은 틀렸네. 몸에 난 털을 뽑는 것은

신체를 손상하는 것으로 불효에 해당하며,

나이를 숨기는 것은 임금을 속이는 것이니 불충일세.

그리고 처첩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음탕함이요,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은 아첨이 되네.

또한 늙었는데도 벼슬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은 욕심이 많은 것에 해당하네.

뿐만 아니라, 사람이 겉모양은 숨겨도

나이를 어찌 속이겠는가?

몸이 늙어 기운이 없는 데, 머리털만 검다고 양물이 말을 듣겠는가?

염라대왕이 나이 따라 잡아가지, 어디 머리털을 보고 허연 사람만 잡아간다고 하던가?"

"이 사람아, 그래도 자네와 내가 아름다운 여인을 두고 사랑을 다툰다고 할 때에,

그 여인이 머리가 허연 노인으로 보이는 자네를 상대하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젊은이로 보이는

나를 상대하겠는가? 한 번 대답해 보게."

", 맞네. 그 말은 그럴듯하네 그려"

 

제134화 어떤 사람에게 벼락이 내리칠까?(何人落雷)

어느 날 한낮에 갑자기 깜깜하게 어두워지더니

장대 같은 소낙비가 쏟아지고 뇌성벽력이 쳐

길 가던 사람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비를 피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마침 길가에 한 집이 있어 칠팔 명의 길손이 비를 피해 처마 밑에 몰려들었다.

뛰어들어온 손님들이 젖은 옷을 수습하고 정신을 차려 집안을 살펴보니

그 집에는 젊은 남자와 아내가 함께 방안에 나란히 앉아있는 데,

그 부인이 매우 곱고 잘생겨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젊은 남자는 좋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 간간이 천지를 울리는

뇌성벽력 소리가 들릴 때마다 놀라서 두려워하며 두 팔로 머리를 감싸안곤 했다.

그러나 부인은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려도 별로 놀라지도 않고

의젓하게 앉은 채 표정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 때 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 중 농담을 잘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이 주위를 돌아보면서 웃고는,

", 여러 손님들 ! 어떤 사람이 좋은 물건을 지니고 있으면서

혼자만 즐기고 남에게는 좀 빌려 주거나 나누어주지 않는다면,

이런 욕심 많은 사람에게 이럴 때 뇌성벽력이 내려와서 때려주면

속이 시원하겠지요?"

이 말에 사람들이 주인 남자를 쳐다보면서 일제히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주인남자는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듯 어리둥절해 하는 데,

부인이 씩 웃으면서 손님들을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아 손님, 그런데 말입니다. 그 물건을 빌려달라거나

나누어달라고 했는데도 좀 나누어주지 않고

혼자 욕심을 부린 사람에게는 뇌성벽력이 내려쳐도 좋겠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나누어달라는 말은 한 마디도 않은 채

빌려주지 않는다고 협박부터 해대는 무뢰한은 어찌 될까요?

아마도 뇌성벽력이 알아서 그 무뢰한부터 내려치겠지요 ?

길손들은 이 부인의 말을 듣고 조금 전에 말한 사내를 쳐다보며

박장대소를 하는데 이러는 동안 비가 그쳐 손님들이 뿔뿔이 흩어져

다 떠나가도록 남편은 무슨 말인지 몰랐다.

 

제135화 남자를 유혹하는 여인의 세 자태(誘惑女三態)

중국의 사신이 와서 군악을 울리고 많은 군인들이 행렬을 이루어

사신을 호위해 지나가는 데,

큰길 옆에 있는 한 사대부 집에서 부인이 길가 담장에 붙은

높은 누각에 올라가 발()걷어올리고 얼굴을 모두 드러낸 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에 중국 사신이 그 여인을 가리키면서,

"일찍이 조선에 미인이 많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렇군요."하고 감탄하였다.

이 일이 알려져, 그 내려다보고 있던 부인의 남편은 사대부들 사이에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놀림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부인이 뭇 남성들에게 얼굴을 노출시키면 유혹의 대상이 되기때문이었다.

옛날부터 부인들의 행동 중에서 남성에게 유혹을 느끼게 하는 행동으로

세 가지를 들었는 데,

그 세 가지가 바로 삼상(三上), 삼중(三中), 삼하(三下).

○ 삼상 : 마상(馬上) - 말 위에 앉아 얼굴을 노출시킨 여인

장상(墻上) - 담장 위로 얼굴을 내밀고 내다보는 여인

누상() - 누각 위에서 얼굴을 노출시켜 내려다보고 있는 여인

○ 삼중 : 여중() - 여관에 들어가 있는 여인

취중(醉中) - 술에 취해 있는 여인

일중(日中) - 햇살에 노출되어 있는 여인

○ 삼하 : 월하(月下) - 달빛 아래 거니는 여인

촉하(燭下) - 촛불 아래 비치는 여인의 얼굴

염하(簾下) - () 아래로 노출된 여인의 얼굴

이것들은 모두 여인을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해

남성들로 하여금 욕정을 일으키게 하는 요인들인데,

사신을 내려다보고 있던 그 부인은 '누상, 염하' 두 경우를 겸한 것이었으니,

더욱 아름답게 보여 남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할 수 있다

 

제136화 세 처녀가 벙어리를 검사하다(三女檢啞者陽物)

세 처녀가 신창(新昌)땅에 서로 이웃하여 살고 있었다.

처녀들은 부모가 모두 죽었으나 형편이 너무 딱해서 시집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세 처녀는 나이 차례로 막내, 둘째, 맏이 등이 모두 나이 스물이 넘어

혼기를 놓치고 말았다.

어느 봄날 세 처녀는 꽃동산에 모여,

"세상에는 남녀의 즐거움이 있다는데

어떤 것인지 알았으면…."하고 막내가 말했다.

"나 또한 그 일을 궁금히 여기는 중이야."둘째에 이어 이번에는 맏이가,

"어느 집 여종이 그 남편을 좋아하니 가서 물어보자."하고 말했다.

세 처녀는 즉시 그 여종에게 가서 물어보자 여종은,

"부끄러워서 어찌 그 말을 할 수 있겠어요."하고 차마 말을 못했다.

그러자 세 처녀는 끝까지 말해 줄 것을 부탁했다.

여종은 할 수 없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남자의 두 다리 사이에 고기로 된 막대기 같은 게 있어요.

그 모습은 송이와 비슷해서 길이가

매우 긴데 이름이 철()이니 신변이 측량키 어렵죠.

생생화화(生生化化)의 공이 모두 거기서

비롯되는 데 어찌 하루인들 이를 버릴 수가 있을까요."

세 처녀가 입을 모아,

"더 자세히 말하라." 하고 여종을 다그치니

여종은 할 수 없다는 듯이 다시 말했다.

"남자의 그 철을 여자의 요()속에 끼워 넣고 서로 짝이 맞추어진

다음부터는 거기서 오는 즐거움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습니다요."

"그 즐거움이 어떠냐?"

"철이 요 가운데 들어가서 아래위로 문지르고 비비면

바야흐로 사지가 온통 녹아 내리는 것 같아 살아도 사는 것 같지가 않고

죽어도 죽는 것 같지 않더이다."

그 말을 들은 맏이는 입에 거품을 물며,

"내 마음이 점점 혼미해지니 그만 하라."하고 말한 후 세 처녀가 다시 의논을 했다.

"만일 우리가 벙어리를 만나면 그 철()을 시험해 보자꾸나."

때마침 그 앞을 지나가던 소년이 처녀들의 말을 듣자

한번 속여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소년은 일부러 구걸하는 체하며

세 처녀가 모인 맏이 처녀의 집 앞에 가서 벙어리 흉내를 냈다.

드디어 세 처녀는 즉시 이 소년을 으슥한 방으로 불러들여

옷을 벗긴 다음 철()을 꺼내 놓고

먼저 맏이가 그것을 어루만지며,

", 이것이 가죽이었구나."하자 다시 둘째가 그것을 만지며,

"고기 덩어리로군."

다시 막내가 그것을 만지다가는,

"이것은 뼈다귀로군요." 하고 말했다.

세 처녀가 차례로 만지자 점차로 양물(陽物)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어 세처녀는 돌아가며 좌우로 끌어안고

서로 만지려 하자 양물이 빳빳이 일어나 벌떡벌떡

움직이니 세 처녀가 웃으며,

"이 물건이 맛이 그렇게 좋단 말이지?"하고 말했다.

그 때 소년이 갑자기 일어나 앉아 세 처녀의 손을 잡고,

"이 물건은 본래 미친 게 아닌데 그대들이 미치도록 만든 것이오.

그러니 당연히 낭자들의 음문(陰門)에 넣어 짝을 맞추어야 되지 않겠소?"

세 처녀가 소년이 벙어리가 아닌 것을 알고 크게 놀라

몸을 떨자 소년이 다시 말했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 낭자들의 가문에 욕이 될 것이오."

결국 소년은 세 처녀와 차례대로 일을 치르게 되었는데

낮과 밤 동안에 걸쳐 그 일을 했다.

이윽고 소년은 동녘 하늘이 밝아올 무렵에야 겨우 일어났으나

탈진하여 걸을 수가 없었다.

소년은 결국 세 처녀의 부축을 받고서야 맏이 처녀의 집을 나설 수가 있었고

겨우 운신하여 집에 돌아온 후 수삼일 간을 몸져누워 앓았다.

 

제137화 신관사또의 망신(新官亡身)

모든 사내의 양물(陽物)은 다 같지 않으니

귀두()가 홀랑 벗겨진 게 있는가 하면

그 머리가 껍질로 감추어진 우멍거지(포경)란 것도 있다.

어느 때 강원도에 감사가 새로 부임해 오게 되었다.

그 때 관아의 기생들이 모여앉아,

"이번에 오시는 신관사또께서는 그 물건이 벗겨졌을까?,

아니면 우멍거지일까?" 하고 재잘거렸다.

자색이 고와 사또의 수청을 제일 먼저 들 것으로 기대되는 기생이 큰소리를 쳤다.

"사또의 그게 벗겨졌는지 아닌지는 내가 제일 먼저 알 수 있을 텐데 뭘 그래."

이번에는 읍기(邑妓)가 하나 들고 나섰다.

"(:벗고)(:벗지 않고)을 아는 사람이 나 외에 또 누가 있을라구."

그 말에 군기(郡妓)가 큰소리로 꾸짖었다.

"네 행실이 지극히 나쁘구나!"

그 때 관노 한 놈이 나서며 묻기를,

"내가 만일 그 사실을 먼저 알아내면 어떻게 할 셈인가?"

관기(官妓)들이 즉시 대답하길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가 사또를 맞는 연석(宴席)에서 그대한테 크게 상을 내리지."

관노는 즉시 말을 달려 사또가 부임해 오는 한 갈림길 앞에서 사또 행차를 만나게 되었다.

관노는 즉시 땅바닥에 엎드려 공손히 절한 다음,

"저희 고을에서는 예부터 한 풍습이 있사옵니다."하고 아뢰었다.

"흐음, 무슨 풍습이더냐 ?"

"여기 길이 두 갈래로 갈라져 있사온 바,

사또께서 양물의 귀두가 벗겨지셨으면 윗길로 가셔야 하옵고,

우멍거지시면 아랫길로 가시어야 될 줄 아옵니다."

"흠…!"

"만일 어기시오면 성황신이 크게 노하여

감영 안팎의 사령이나 관노들이 말을 듣지 않고

불충할 것이오며 온갖 이속들이 영민치 못하고 바보가 될 것이옵니다.

소인은 다만 사또를 위하는 일편단심에서 드리는 말씀이오니

재량하시기 바라옵니다."

사또는 어이가 없었으나 꾹 참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그게 대체 무슨 풍습이더냐 ?"하더니

처음 부임이라 태도를 바꾸어 대답하길,

나는 윗길로 가야 할 것이니라."

그런 다음 사또는 혼자서 다음과 같이 중얼거렸다.

'사내의 양물 모습은 비록 형제지간이라 해도 볼 수 없는 것이며,

아무리 친한 친구사이라도 서로 숨기는 법이거늘,

나는 이제 저 조그만 관노 놈에게까지 알리고 이제 온 고을이 다 알게

될 것이니 어찌한단 말인가.

나 또한 다른 방법으로 그 수모를 씻어야 되겠다.'

사또는 부임 이튿날 아침에 영을 내렸다.

"너희 대소이원(大小)들은 듣거라.

오늘 나를 뵈러 오는 자들은 양물의 귀두가 벗겨진 자는

섬돌 위에 설 것이며, 우멍거지인 자들은 섬돌 아래 서도록 하라."

영이 내리자 관속들은 모두 그렇게 했다.

자신의 양물이 벗겨진 자는 섬돌 위에,

우멍거지들은 섬돌 아래에 내려선 것이다.

그런데 한 아전이 한 발은 섬돌 위에,

다른 발은 섬돌아래에 걸쳐놓고 어중간하게 서 있었다.

"너는 어떻게 된 일이냐?"사또가 묻자 그 아전이 솔직히 대답하길,

"소인의 것은 벗겨진 것도, 우멍거지도 아닙니다."

"그럼 뭐란 말이냐?"

"세상에서 이르기를 별양(鱉陽)이라고 하는 자라모가지 모양의 양물이옵니다."

"별양이라?"

". 하오니 어느 쪽에도 설 수가 없사옵니다."

"그러하더냐."

사또는 크게 웃으며,

"너희들은 모두 그만두고 물러가도록 하라."고 영을 내렸다.

 

제138화 처녀 미리 연습하고 시집을 가다(處女先習後婚姻)

얼굴과 몸매는 아름답지만 성품이 매우 단정치 못한 처녀가

어느 고을에 살고 있었다.

처녀의 나이 18세에 그 부모는 혼인자리를 찾아서 시집을 보내고자 했다.

어느 날 저녁 처녀가 심부름차 이웃집에 갔는데 혼자 집에 있던

총각이 갑자기 심각한 얼굴표정을 지으며,

"그대는 이제 곧 시집을 가게 되겠지. 그런데 미리 익혀둬야 될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 ?"

"만일 미리 익혀 두지 않으면 소박을 맞을지도 몰라."

처녀는 그만 겁을 집어먹었다.

"대체 무슨 일인지 나를 위해 어서 말해 줘."

"그거야 어렵지 않지. 하지만 말로는 안돼."

"어떻게 하는 건데?"

"이리 와봐."

총각은 처녀를 데리고 뒷방으로 들어가 정을 통했다.

총각은 통정을 하는 도중에,

"자고로 남녀가 방사(房事)에서 갖추어야 하는 것으로

여자는 6(), 남자는 6()일컬어 왔는 데

여인이 이 여섯 가지 즐거움(6)을 갖추면

바야흐로 조환(助歡)이 될 것이며,

여자의 행복과 불행이 거기서 비롯되는 거야."

"어떠한 게 여자가 갖추어야 할 여섯 가지 즐거움()이지?"

"(), (), (), 요본(搖本), 감창(甘唱), 속필 (速畢)

여섯 가지가 모두 남자가 좋아하는

6희인데 지금 시험해 보니 그대의 부족한 점은 바로 치와 요본과 감창이야."

"내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니 그걸 자세히 가르쳐 줘."

"그것은 말로 안되고 실제로 해봐야 하며 시일도 오래 걸려."

"그래도 가르쳐 줘."

그리하여 이 처녀는 은밀히 밤마다 총각을 만나

치와 요본과 감창을 배우게 되니 그 기술도 자연히 진보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처녀는 갑자기 출가를 하여 첫날밤 새신랑과

동방화촉에 그 일을 치르게 되었는 데,

신부처녀는 온갖 기술을 다해서 꽉 물고 잘근잘근 깨물며

요본질을 칠 뿐만 아니라 제 마음대로 흥분해서 감창까지 해댔다.

이에 깜짝 놀란 신랑이 화가 나서 다그쳤다.

"대체 어느 놈과 이미 간통을 한 것이냐 ?"

신부가 울기만 할 뿐 대답을 않자 화가 난 신랑은 신부를 발길로 차 내 쫓으며,

"치와 요본과 감창이 그토록 잘 어울리니 너는 이미 처녀가 아니었다 !"

친정으로 그 즉시 쫓겨온 딸을 본 어머니가 다그치는 데,

"대체 어떻게 된 연고냐?"

"뒷집에 사는 총각이 나한테 미리 그 기술을 익혀 가지고

시집가야 된다고 했어요.그래서 밤마다 총각한테 기술을 배웠어요."

어머니는 더욱 화를 내며,

"이 못난 년아 ! 신랑이 뒷집 총각도 아닌데 어째서 익힌 기술을 신랑한테 썼느냐?"

"어머닌 그것도 몰라요 ?"

"뭐라구 ?"

"한창 기분이 좋아서 신바람이 나는데 뒷집 총각과 신랑을 어떻게 구별을 해요?"

어머니가 말을 못하는데 색시는 오히려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러니 그게 뒷집 총각인 줄 알았지 누가 새신랑인 줄 알기나 했냐구요."하고 말했다.

 

☆ 주 : 여인이 갖추어야 할 6()

1. () ㅡ 좁고,

2. () ㅡ 따뜻하며,

3. () ㅡ 꽉 물고 잘근잘근 깨물며,

4. 요본 (搖本) ㅡ 엉덩이를 돌려 흔들며,

5. 감창 (甘唱) ㅡ 즐거워 숨막히는 듯한 소리를 지르고,

6. 속필 (速畢) ㅡ 빨리 음액(陰液)이 나와야 한다.

 

☆ 주 : 남자가 갗추어야 할 6()

1. () ㅡ 솟아 오르고,

2. () ㅡ 따뜻하며,

3. 頭大 (두대) ㅡ 머리가 커야 되고,

4. 莖長 (경장) ㅡ 줄기도 길어야 되며,

5. 健作 (건작) ㅡ 건강히 작동하여,

6. 遲畢 (지필) ㅡ 더디게 끝내야 한다.

 

제139화 노가자나무의 냄새(老柯子臭)

한 시골에서 어느 날 부인들이 모여 잔치를 열었다.

나이 많은 부인들이 상석에 죽 늘어앉고,

젊은 부인들은 한 사람씩 나와 노부인들 앞에서 차례로 술을 올렸다.

이 때 남편의 성이 노씨()인 한 젊은 부인이 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왔다.

이 부인은 노가자(柯子)나무 장롱 속에 오랫동안 넣어 두었던

옷을 꺼내 입고 얼굴에 화장을 진하게 하여 화장품 향기와 함께

노거자 장롱나무 냄새가 섞여 몸에서 짙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이에 한 늙은 부인이 술잔을 받으며 말했다.

"이 젊은 사람은 『노가자 냄새』를 심하게 풍기네 그려."

옛날 시골에서는 향기가 나는 노가자나무(우리말로 '노간주나무')

농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농 속에 옷을 오래 넣어 두었다가 꺼내 입으면

옷에 농 향기가 스며들어 그 냄새가 났다.

이 냄새를 보통 『노가자 냄새』라고 말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늙은 부인도 화장품 냄새와 어울려 더욱 진하게

풍기는 그 향나무 옷장 냄새에 대해 별다른 뜻 없이

『노가자 냄새』가 많이 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 젊은 부인이 그 말을 『노가 좆 냄새』로 잘못 알아들은 것이다.

, 자기 남편 성씨가 노씨니까, 『노가()'' 냄새』가

난다고 알아들은 것이었다.

젊은 부인은 노부인이 농담을 하느라고,

남편 노씨의 양근(陽根)을 만진 자신의 손에서

양근 냄새가 난다면서 자기를 놀리는 것으로 알아들었다.

젊은 부인은 실제로 새벽에 남편의 연장을 만지면서

남편과 짙은 농담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노부인들도 역시 그렇게 짙은 농담을 하는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그래서 젊은 부인은 수줍어하면서 웃음을 띠며 말했다.

", 노마님, 아침에 몸치장을 하고 나오는데

남편이 그 꼿꼿한 연장을 꺼내 보이기에,

잠깐 잡아 만져 주고 왔습니다.

그래서 그 냄새가 손에 배어 있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이 말을 들은 늙은 부인들은 서로 돌아보면서,

여러 사람 앞에서 상소리 하는 버릇없는 여자라고 꾸짖으며

밖으로 쫓아내려 하는 것이었다.

젊은 부인이 당황해하며 일어서서 나오려는데,

이 때 젊은 부인을 따라온 몸종이 썩 나서며 웃으면서 말했다.

"아씨마님! 나가지 마시고 잠시만 앉으십시오.

여기 계신 노부인들께 한 말씀만 올리겠습니다.

저는 손금을 매우 잘 봅니다.

특히 남자의 양물(陽物)을 만져 본 부인들의 경우에 손금을 보고서

몇 번 만지셨는지 모두 다 알아냅니다.

지금 저희 아씨를 남편 양물 좀 만졌다고 하여 나가라고 하시니,

정말 노부인들께서는 남편의 그 물건을 한 번도 만져 보지 않은

깨끗하신 손인지 제가 손금을 좀 보겠습니다.

노부인들께서는 모두 손을 제 앞으로 내보여 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늙은 부인들은 모두 손을 소매 속에 깊이 넣고

보여주려 하지 않으며 돌아앉아 웃는 것이었다.

이에 여종은 자기 아씨를 본래 자리로 안내하면서 말했다.

"여러 노마님께서는 이제 우리 아씨를 쫓아내지 않으시겠지요?

고맙습니다. 아씨마님!

부인 마님들 모두 노소 가릴 것 없이

같은 손을 가지셨으니 나가실 필요가 없습니다.

여기 자리에 앉으십시오."

그러자 노부인들도 모두 웃으면서 젊은 부인을 자리에 가 앉으라고 권했다.

 

제140화 천하무적(天下無敵)

수십 명의 촌사람이 각자의 밭에서 김을 메고 있었다.

그런데 맨 위쪽에 있는 밭에서는 젊은 부부 단 둘이 호젓하게 김을 매고 있었다.

그 때 아래쪽 밭에서는 수십 명이 큰 소리로 웃으며 떠들어댔다.

그 이야기의 대부분이 음담패설이 아니면 육담(肉談)으로 해학과 풍자였다.

한마디로 음욕을 자극하는 말들이었다.

그 말을 들은 젊은 아내가 남편에게 넌지시,

"당신은 저 소리가 안 들려요 ?"

"무슨 소리 말이오 ?."

"이 길고 긴 한여름에 피곤과 졸음을 잊고 일을 하기에는 저보다 더 좋은 일이 없어요."

"글쎄…."

"헌데 당신은 왜 그렇게 입을 봉하고 있는 거예요? 조반을 자시지 않았나요

아니면 기운이 없으신가요? 어서 한마디 농담을 해보셔요."

"아무리 온종일 헛된 수작만 해봐야 혀끝만 아프고 헛된 수고만 할 뿐이오."

"그러면요 ?"

"나야말로 황혼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 그 길로 말이 아닌 실제로 행할 것이오."

"에그머니나."

"그런 다음 서로 격동하는 소리가 소 아홉 필이 진흙을 밟는 것과 같이 행한 후에야

우리 둘이 모두 만족할 것이오."

남편의 말에 아내는 호미를 내던지고 가서 남편의 등을 어루만지며 감탄하길,

"당신에게는 실로 대적할 수 없구료. 천하에 무적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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