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피실취허(避實就虛)

우현 띵호와 2022. 6. 3. 21:27

피실취허(避實就虛)

적의 주력을 피하고 약한 곳을 공격하다,

실질을 버리고 공론만 일삼다.
[피할 피(辶/13) 열매 실(宀/11) 나아갈 취(尢/9) 빌 허(虍/6)]
 
경쟁자와 다투거나 적과 싸울 때 양측이 완벽하기는 어렵고

틈이 있기 마련이다. 상대가 강한데 제 실력은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덤비면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꼴이 된다.

반면 덩치만 믿고 적을 깔보다간 다윗(David)의 돌팔매에

당한 골리앗(Goliath) 신세를 못 면한다.
 
중국 春秋戰國時代(춘추전국시대)의 전략가 孫子(손자)의

병법은 전장을 넘어 인생의 가르침이 되고 국가경영의

중요한 지침을 주는 책이라 평가된다.

여기 나오는 잘 알려진 말이 知彼知己(지피지기)와 함께

虛虛實實(허허실실)이다.

어느 것이나 상대의 실력을 잘 분석하고 대비하면 그르치지
않는다는 교훈이다.
 
쌍방의 약점과 장점을 잘 이용하여 허를 찌르고

실을 꾀하는 계책은 ‘孫子兵法(손자병법)’의

가장 핵심인 6편 虛實(허실)편에 나온다.

대치한 병력의 상대적 집중과 분산을 잘 파악하여

적군의 충실한 부분을 피하고(避實) 허약한 면을 이용하여

공격하면(就虛) 항상 이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부분을 보자.
 
군대의 형태는 물과 같은 형세를 띠어야 한다면서 이어진다.

‘물은 높은 곳을 피하고 낮은 곳을 향한다

(水之行 避高而趨下/ 수지행 피고이추하),

군대의 형세도 수비가 충실한 곳을 피하고 허술한 곳을 공격해야 한다

(兵之形 避實而擊虛/ 병지형 피실이격허).’

물에 영원한 형태가 없듯이 적의 허실에
따라 대응해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漢高祖(한고조)의 손자이기도 한 문학 애호가 劉安(유안)이

淮南王(회남왕)으로 있으면서 많은 문사와 방사를 초빙해

백과사전격의 책을 남긴 것이 ‘淮南子(회남자)’다.

마지막 要略(요략)편에 전투에서 이기는 술수와 변화를

자유자재로 하는 책략을 밝히면서 이 성어가 등장한다.
 
적군을 속이기 위하여 ‘실을 피하고 허로 나가도록 한다면,

적군을 격퇴하는 것이 마치 양떼를 뒤쫓는 것과 같다

(避實就虛 若驅群羊/ 피실취허 약구군양)’고 표현했다.

허를 찌르는 擊虛(격허)가 허를 이용하여

취하는 就虛(취허)로 변했다.
 
싸움터에서의 적이나 경쟁상대의 전력을 잘 살펴 취약한 부분을

집중 공격하는 것은 이기기 위해 절대 필요하다.

그러나 글자대로 문제의 실제를 떠나 허망한 것을

좇는다면 다른 문제다.

겉으로 드러나는 근사한 계획을 세운 뒤 명목만 찾다가

실질을 잃고 부작용이 드러나는데도 밀고 나가는 경우가
그렇다.
 
적을 공격할 때는 탄탄한 곳을 피해야 하지만

이상만 좇는 空理空論(공리공론)은 피해만 가져온다.

개인이 세우는 계획도 물론 그렇고,

조직을 이끄는 책임자들은 더 명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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