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과갈지친 (瓜葛之親)

우현 띵호와 2024. 4. 14. 19:09

과갈지친 (瓜葛之親)  
오이와 칡의 관계, 서로 얽힌 인척 사이 
[외 과(瓜/0) 칡 갈(艹/9) 갈 지(丿/3) 친할 친(見/9)]  

親戚(친척)은 부모, 형제 등 같은 피가

흐르는 血族(혈족), 즉 親族(친족)과

성이 다른 어머니 계통의 外戚(외척),

혼인으로 맺어진 배우자 쪽의 姻戚(인척)으로

이루어진다.  
 
친척을 엄격히 말하면 8촌 이내의 혈족과

4촌 이내의 인척으로 한정된다지만

이웃사촌이란 말처럼 요즘은

지내기 나름이라며 가까이 지내면 친척이 된다.  
 
이 인척을 나타내는 말로

오이[瓜]와 칡[葛]이 사용되어 흥미롭다.

‘오이 덩굴에서 가지 열리는 법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뚜렷한 오이와 칡에서나온

덩굴이 서로 엉켜서 가지와 잎으로 번져 나간

관계를 상징했다. 

 
오이 瓜(과) 글자를 쪼갠 破瓜(파과)는

8 8이나 8×8이 되어 꽃다운

二八靑春(이팔청춘) 16세,

또는 남자의 공을 이룬 나이 64세를 말한다고 했다.  
 
이런 글자놀음 말고

깊은 뜻을 지닌 말을 만들기도 한다.

오이 밭에서 짚신을 신다가 도둑으로

의심받는다는 瓜李之嫌(과리지혐)이

잘 알려져 있고, 오이가 익으면 절로

꼭지가 떨어지는 瓜熟蒂落(과숙체락, 蒂는 꼭지 체)은

때가 되면 사물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을 뜻했다.  
 
오이 덩굴을 거두어내는 瓜蔓抄

(과만초, 蔓은 덩굴 만)는 죄를 지으면

친인척 등 관계있는 사람이 줄줄이 처형되는

것을 의미했다. 
 
콩과의 식물 칡 葛(갈)은 왼쪽으로 덩굴을 감고,

오른쪽으로 감는 藤(등)나무와 엉키면

풀기 어려워 갈등이 된다.  
 
여름의 서늘한 베옷과 겨울의 따뜻한 갖옷
夏葛冬裘(하갈동구, 裘는 갖옷 구)는 격에

잘 맞는 일이나 행동을 말한다.  
 
갈등과 달리 칡이 오이와 엉킨 모습을

인척이 뻗어나간 것에 비유한 사람은

蔡邕(채옹, 133~192)이다.  
 
永字八法(영자팔법)을 고안한 중국 後漢
(후한)때의 문인이자 서예가인 그는 황실의

규정과 황제의 교체, 시호 등을 정리한
‘獨斷(독단)’에서다. 
 
하권에 ‘무릇 선대의 황제, 선대의 군주와

인척의 관계가 있는 이들은 모두 모였다 
 
(凡與先帝先后 有瓜葛者…皆会/
범여선제선후 유과갈자…개회).’ 
 
친족이나 인척이나 차이를 두지 않고

가까이 지내면 친척만큼 지낸다.

남이라도 이웃에서 정을 나누면

형제보다 귀할 수 있고, ‘사돈의 팔촌’이라 하여

조금의 관련이 있더라도 자주 만나지 않으면

남보다 못하다.  
 
모든 것이 지내기 마련인데 문제는

혈족도 핵가족이 대부분이고, 주거도 아파트
생활이 많아져 이웃들과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삭막한 도회생활에 조금만 마음을 내주면

과갈의 관계도 얼마든 만들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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