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능소화의 슬픈 전설

우현 띵호와 2024. 8. 3. 00:27

능소화의 슬픈 전설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 이라 칭하는
이유가 있다.

태조2년 여전에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 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 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오질 않았다 합니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 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이 어디 소화 뿐이겠습니까.

다른 빈들의 시샘과 음모로 소화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곳 까지 기거하게된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체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 기다렸답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 가지는 않았나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 너머 처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결국 임금님의 옷자락도 보지 못한채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리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
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 치루어 지지 않은체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라고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하였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데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 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턴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합니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요.

그 꽃잎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한다니 조심
해야 합니다.

장미는 가시가 있어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한여름 오랫동안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꽃입니다.

길을 가다보면 아름다운 능소화가 담
너머로 피어있는 풍경을 볼때 아름다워
보이지만 능소화의 슬픈 전설은 너무나
가슴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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