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73) *고향가는 길...오애청산도수래 (吾愛靑山 倒水來) 신계에서 곡산까지는 높고 가파른 산길로 백여리를 가야 한다. 김삿갓이 어린 시절을 보낸 천동 마을은 곡산 읍내에서도 다시 산속으로 60여리를 더 들어가야 하는 첩첩 산중, 감둔산 (甘屯山)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곡산으로 가는 길 조차 산이 높고 길이 험해 고개 하나를 넘는데도 숨이 가쁠 지경이었다. 그러나 "이 길이 천동 마을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니 지루한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김삿갓은 눈 앞에 펼쳐지는 산천을 정답게 바라보며 걸어가다가 문득 구양수의 시를 떠 올렸다. 산빛은 멀고 가까움에 다름이 없어 하루 종일 산만 보며 걸어 가노라 보이는 봉우리 모양은 제각기 다르고 그 이름조차 나그네는 알 길 없어라. 고향이 가까워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