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화 김삿갓 178

방랑시인 김삿갓 (43) *色酒家 주모와의 내기. "하편"

방랑시인 김삿갓 (43) *色酒家 주모와의 내기. "하편" "첫 문제는 一 자로 시작하는 시예요. 내가 문제를 부르면 즉석에서 대답을 해야 해요, 아셨죠." 그리고 한시 한줄을 읽었다. "一粒栗中 藏世界" (일립율중 장세계) 김삿갓은 주모가 읊은 싯구를 듣고 크게 놀랐다. 이것은 오등회원(五燈會元) 이라는 불서(佛書)에 나오는 시로서, 우주의 원리를 일곱 개의 글자로 집약해 놓은 너무도 심오한 시였기 때문이다. 김삿갓은 주모에게 놀란 음성으로 물었다. "주모에게 누가 그처럼 심오한 시를 적어 주던가 ? " 주모는 이번에야 말로 ,내기에 이길 자신이 생겼다고 여기는지 의기양양하게 대답을 재촉한다. "내기 문제를 누가 가르쳐 주었든 간에 , 대답을 못 하겠거든 빨리 손이나 드세요." "허..참 !" 김삿갓은..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01-42) *色酒家 주모와 내기

●방랑시인 김삿갓 (01-42) *色酒家 주모와 내기 문천에서 달포를 보낸 김삿갓 , 어느덧 봄날은 다 가고 여름의 초입에 들어섰다. 김삿갓은 오늘도 북상하는 계절을 등에 두고 자꾸만 북쪽을 향하여 걸어갔다. 얼마를 가다 보니 , "色酒家" 라는 희안한 간판을 내 건 주막이 있었다. (색주가 ? ..美人計를 써서 술꾼들을 많이 불러 모으려고 이러한 간판을 내걸었나 ? ) 김삿갓은 술 생각도 간절했지만 괴상 망측한 술집 이름이 궁금하여 수중에 돈 한푼 없는 처지이나 주막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김삿갓이 술청에 들어서자 저쪽에서 손님들과 히히덕 거리고 있던 주모가 반갑게 달려온다. "어서오세요. 손님도 소문을 듣고 우리 집에 "내기"를 하려고 오신 모양이죠 ? " 마흔을 넘어 보이는 주모는 젊은 계집처럼 얼..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41) *소에게 맡긴 판결 과 쥐구멍 사건.

방랑시인 김삿갓 (41) *소에게 맡긴 판결 과 쥐구멍 사건. 무슨 부탁을 ...." "선생이 관북천리를 유람하시기를 단념하시고 우리 고을에 길이 머물러 주시면 저로서는 그이상 고마운 일이 없겠습니다." 김삿갓은 너털 웃음을 웃었다. "말씀인즉 고맙습니다. 허나, 역마살에 치인 기러기 같은 넋을 타고난 사람보고 한곳에만 머물러 있으라 하시는 말씀은 무리한 말씀입니다. 얼마간 술이나 더 얻어먹다가 떠나가게 해주소서." "선생 ! 문천 고을은 제가 관할하는 고을 올시다. 그러므로 선생께서 아무리 떠나시려 하여도 사또인 제가 못 떠나 가게 하면 , 선생은 문천 땅을 한 걸음도 벗어나질 못 하실 것입니다. 하하하." 사또는 속마음이 담긴 농담을 하며 어떡하든지 김삿갓을 오래 붙잡아 두고 싶어했다. 그로부터 며칠..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01-(40) 밝혀진 死因

●방랑시인 김삿갓 01-(40) 밝혀진 死因 "시체를 검증하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니오 ? 그것이 무엇 입니까 ? " 김삿갓이 대답한다. "남편을 죽여 불에 태울 정도로 지능적인 여자라면 재판도 공개적으로 하고 시체 검증도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해야 하되 그 전에 준비 하여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재판을 섣불리 서둘다 보면 사또께서 백성들에게 엉뚱한 원성을 듣게 됩니다." "재판을 섣불리 서두르다가 제가 백성들에게 원성을 사게 되다뇨 . 그건 또 무슨 말씀 입니까 ? " "사람은 누구나 곤경에 빠진 약자를 동정하게 마련 입니다. 그러므로 공개된 자리에서 일반 백성들에게 납득할 증거를 보여 주지않고 여인을 남편을 살해하여 불에 태워버린 중죄인 으로 낙인을 찍어 버리게 되면 백성들..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01- 39) 백일장 동기와 살인사건 해결하기.

방랑시인 김삿갓(01- 39) 백일장 동기와 살인사건 해결하기. "지금 대문 밖으로 사라진 사람이 혹시 김삿갓이 아니더냐!? " 그러나 좌우의 사람들은 김삿갓이 누구인지 알 턱이 없었다. "김삿갓이 어떤 사람이옵니까?? " 사또는 더 이상 물어 볼 필요가 없다는 듯 , 부랴부랴 신발을 끌고 부리나케 대문 밖으로 나왔다. 자기 자신이 직접 확인해 볼 심산이었다. 그러나 사또가 대문 밖으로 나왔을 때는 김삿갓은 이미 꽤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이보시오 ! 날 좀 보시오." 사또는 소리를 질러 불렀다. 그러나 김삿갓은 부르는 소리를 들은둥 마는둥 뒤도 돌아다보지 않고 , 마냥 휘적휘적 걸어가는 것이었다. (그렇다 저분은 분명 삿갓 선생이시다.) 사또는 그런 생각이 들어 체면 불구하고 헐레벌떡 김삿갓의 뒤를 ..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57)

방랑시인 김삿갓 (57) * 첫날밤 소박맞은 세 자매 "하편" ..인생은 모름지기 여자로 태어나지 말지어라.. "첫날밤에는 신부가 반드시 옷을 벗어야만 한다고 하는데 , 옷을 제가 직접 벗는 것이 좋겠습니까, 그렇지 않으면 신랑님이 벗겨 주시겠습니까 ? " 큰언니는 옷을 벗지 않으려고 고집을 피워 소박을 맞았고, 둘째 언니는 자기 손으로 옷을 벗은 탓에 소박을 맞은 고로, 신부 동순은 신랑의 의사를 존중해 줌으로써 소박을 면할 생각 이었다. 그러나 신랑은 신부로 부터 그런 질문을 받자, 눈 알이 튀어 나올 정도로 놀라는 것이었다. "뭣? 이게 무슨 소리야 ! 신부가 제 손으로 직접 옷을 벗겠다고 ? " "신랑께서 옷을 벗겨 주시거나, 저더러 벗으라고 하시던가 신랑님 좋으실 대로 하세요." 신부는 어떡하던..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34) *석왕사에 얽힌 내막. "하편"

방랑시인 김삿갓 (34) *석왕사에 얽힌 내막. "하편" 이성계는 간밤에 꾸었던 꿈 이야기를 하였다. "내가 어떤 낡은 집에 있노라니 , 별안간 모든 닭들이 일시에 "꼬끼오 ! " 하고 요란스럽게 울었습니다. 닭의 울음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내가 있던 집이 갑자기 무너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래,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뛰쳐 나오려는데 이미 지게에는 서까래 세개를 얹어 놓았더란 말입니다." "꿈은 그뿐이었습니까 ? " "아니지요.서까래 세 개를 짊어지고 밖으로 나오니까, 뜰어 피었던 꽃이 별안간 떨어지고 , 그와 동시에 난데없이 거울이 깨지면서 요란한 소리가 나는거예요. 아무리 생각 하여도 예사 꿈은 아닌듯 한데 , 혹시 흉몽이 아닌지요 ? " 무학도사는 꿈 이야기를 모두 듣고, 사뭇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숙..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01-38) *다시 찾은 옥관자

방랑시인 김삿갓 (38) *다시 찾은 옥관자 김삿갓은 마당을 찾아보다 못해 조금 떨어진 시궁창 까지 와보니 어린아이가 잃어버린 구슬은 다행히 시궁창 언저리에 있었다. 멀리서 보아도 색깔이 좋은 옥관자(玉貫子) 인듯 싶은 , 매우 값진 보물로 보였다. 김삿갓이 그 구슬을 줍기 위해 그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순간 , 때마침 시궁창에서 먹이를 찾던 오리 떼 중에 청둥오리란 놈이 썩 다가가 그 구슬을 냉큼 집어 삼켜 버리는 것이 보였다. "이크 , 큰 일이군 . 귀중한 보물인듯 싶은데 오리란 놈이 그만 삼켜 버렸으니 , 어쩐담 ! " 김삿갓이 그런 탄식을 하고 있는데 때마침 황 별감 댁 대문이 열리며 아이의 아비인 듯한 20세쯤 되어 보이는 젊은이가 부산스런 모습으로 아까 그 어린아이를 안고 나오며 , "네가 가..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01 - 37)

방랑시인 김삿갓 (01 - 37) *사라진 옥관자. 원산을 거쳐 함흥으로 가는 길도 산길로 이어졌다. 날 또한 저물자 까마귀조차 극성스럽게 울부짖으며 자기 둥지로 돌아가고 있었다. 김삿갓은 신안 마을 입구에서 만난 동리 사람을 붙잡고 물어 보았다. "말씀 좀 물어 봅시다. 황 별감 댁이 어디오 ? " 김삿갓이 이곳에 이르기 전에 들은 바로 , 이곳 신안 마을에 황 별감 댁은 길가는 나그네를 소홀히 내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었기 때문이다. "황 별감 댁은 저기 산 밑에 있는 기와집이라오." 동리사람은 팔을 들어 가르쳐준다. 황 별감 집은 산 밑에 있는 제법 큰 기와집이었다. 김삿갓이 문앞에 이르러 주인을 부르니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나왔다. ​첫눈에 무척 인자해 보인는 후덕한 노인이었다. 김삿갓..

야화 김삿갓 2021.09.26

방랑시인 김삿갓 (01-36)* 방중 개존물 이요,선생 내불알 이라..

방랑시인 김삿갓 (01 -36) * 방중 개존물 이요,선생 내불알 이라.. 원산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김삿갓은 하루에 육십리를 걸어야겠다고 작정을 했는데 막상 길을 나서고 보니 그리 되지가 않았다. 하긴 바쁜 걸음도 아니었다. 길을 가다가 힘들거나 고달프면 아무 곳이나 앉아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고 어둠이 내릴 즈음 아무집이나 들려 하룻밤 묵을 것을 청하면 그만이었다. 이렇듯 여러날을 걸어가던 김삿갓은 오늘은 어쩐지 걷기가 도무지 귀찮아 한 마을로 썩 들어섰다. 때는 오후였다. 봄도 저물어 제법 더워지기 시작하는 오후의 햇살은 먼 길을 가는 나그네의 몸을 무척이나 나른하게 만들었다. "오늘은 이쯤에서 쉬어 갈곳을 찾아야 하겠군." 가진 돈이 있다면 주막으로가 술이나 한잔 하고 그곳에서 묵으면 될것..

야화 김삿갓 202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