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43) *色酒家 주모와의 내기. "하편" "첫 문제는 一 자로 시작하는 시예요. 내가 문제를 부르면 즉석에서 대답을 해야 해요, 아셨죠." 그리고 한시 한줄을 읽었다. "一粒栗中 藏世界" (일립율중 장세계) 김삿갓은 주모가 읊은 싯구를 듣고 크게 놀랐다. 이것은 오등회원(五燈會元) 이라는 불서(佛書)에 나오는 시로서, 우주의 원리를 일곱 개의 글자로 집약해 놓은 너무도 심오한 시였기 때문이다. 김삿갓은 주모에게 놀란 음성으로 물었다. "주모에게 누가 그처럼 심오한 시를 적어 주던가 ? " 주모는 이번에야 말로 ,내기에 이길 자신이 생겼다고 여기는지 의기양양하게 대답을 재촉한다. "내기 문제를 누가 가르쳐 주었든 간에 , 대답을 못 하겠거든 빨리 손이나 드세요." "허..참 !" 김삿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