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15)운명의 윷을 던지다 가난한 집안의 셋째딸 언년이 김대감집 딸 몸종으로 들어가 결혼하자고 협박하는 산적두목에 아씨를 대신해 시집 가게 되는데… 강원 강릉에 딸 일곱, 아들 하나를 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의 셋째 딸 언년이는 입 하나 덜겠다고 열두살 때 김 대감 댁 몸종으로 들어갔다. 귀염상에 눈치 빠른 언년이는 두살 위인 김 대감 외동딸의 몸종이 되어 입속의 혀처럼 아씨를 받들었다. 네해가 지나 아씨가 한양의 홍 판서 아들에게 시집을 가자 언년이도 몸종으로 따라갔다. 이듬해 친정 생각으로 아씨가 눈물을 보이자 신랑은 말을 타고 아씨는 가마를 타고 신행길에 올랐다. 말고삐를 잡고 등짐을 지고 걸어가는 하인들 틈에서 언년이의 발걸음은 구름 위를 걷는 것만 같았다. 몇 날 며칠을 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