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47) - 나룻배 전복사건 온가족과 나룻배 타고가던 ‘강탁’ 강 복판서 배가 뒤집혀 가족 잃어 사흘 후 고을 이방 칼에 찔려 죽고 두달 후 이백오십리 밖 마을 색줏집에 있던 졸부 뱃사공에 칼 들이대는 자객 나타났는데 장인어른 회갑잔치에 가는 강탁은 네살배기 아들 손을 잡고 장옷을 덮어써 불러오는 배를 감춘 채 두 눈만 빠끔히 내놓고 뒤따르는 아내, 그리고 고리짝을 지고 마지막에 따라오는 행랑아범과 골포나루터에서 배를 탔다. 황포돛대를 단 긴 나룻배는 닻줄을 풀고 조금 뒤에 다가올 참상도 모른 채 조용히 강물 위로 미끄러졌다. 강 복판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나룻배 바닥에서 물이 용솟음쳐 오르고 황포돛대가 기울기 시작했다. 강탁은 뱃전을 잡고 말미 쪽으로 가며 아들과 아내를 불렀다.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