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27)우물가의 나막신 재물·처자식 남 부러울 것 없는 천하의 악성 난봉꾼 ‘조도필’ 빨래터서 만난 천하일색에 반해 몰래 뒤따라 가는데… 난봉꾼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양성(良性)이고 다른 하나는 악성(惡性)이다. 난봉꾼이라면 다 같이 못된 것들이지 거기에 무슨 양성과 악성이 따로 있는가 할지 모르지만 분명코 두 부류는 다르다. 양성 난봉꾼은 조강지처에게 죄를 짓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 상대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을뿐더러 딴에는 적선을 하는지도 모른다. 이 치들이 상대하는 여자는 저잣거리에서 술장사하는 들병이, 선술집에서 동한 술손님 상대하는 은근짜, 가무보다 매음이 본업인 삼패 기생…. 소위 ‘만인의 연인’들이다. 그러나 악성 난봉꾼은 다르다. 감언이설로 총각 행세를 하며 여염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