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걷는 행복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장날에 맞춰 늘 두 분이 손잡고 장에 가시는 행복 하나로 사신답니다. 햇살 곱게 다려 하늘 위에 올려 놓은 아침, 그날도 두분은 행복을 어깨 위에 걸쳐 놓고, 읍의 오일장 서는 곳으로 나들이를 나가십니다. 장터국밥 한 그릇에 시름을 들어 내고 깍뚜기 한 조각에 지난 설움을 씹어 넘기며, 저마다 곡절과 사연을 매달고.. 오고가는 사람들을 바라 보면서 지난 해 걸음을 잊고 사시나 봅니다. 해 걸음에 집을 행해 걸어 가시는 두 분은 낮에 뜬 달처럼 멀뚱 거리며 점점 멀어져 갑니다. “뭐혀 빨리 걸어 그러다 똥구녕에 해 받치겠어 “ “뭐 그리 급해요? 영감! 숨차여 천천히 갑시다“ 봄바람이 불어 줘서 인지 종종걸음으로 휑하니 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투덜투덜 화를 내시는 할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