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수미이취(數米而炊)

수미이취(數米而炊) 쌀 낟알을 세어 밥을 짓다, 몹시 인색하다. [셈 수(攵/11) 쌀 미(米/0) 말이을 이(而/0) 불땔 취(火/4)] 조의 낟알을 말하는 좁쌀이 작아서인지 작은 물건이나 좀스러운 사람을 말할 때 잘 비유된다. 도량이 좁고 옹졸한 사람을 좁쌀영감이라고 비아냥대는 것이 좋은 보기다. 조그만 것을 아끼려다 오히려 큰 손해를 입을 때도 ‘좁쌀만큼 아끼다가 담돌 만큼 해 본다’란 속담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와 같이 쌀알을 하나하나 세어(數米) 밥을 짓는다면(而炊) 참으로 계획을 세워 일을 잘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참으로 빈한하여 낟알을 센 뒤 밥을 짓는다고 볼 사람은 적고, 아끼는 것이 지나쳐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 뻔하다. 모든 것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아끼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지..

고사성어 2023.02.10

단비구법(斷臂求法)

단비구법 (斷臂求法) 팔을 잘라 가르침을 구하다. [끊을 단(斤/14) 팔 비(肉/13) 구할 구(氺/2) 법 법(氵/5)] 팔을 끊어(斷臂) 법문에 들도록 간청했다(求法)는 전설적이고도 끔찍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여러 사찰에서 벽화로, 선화로 걸어놓아 널리 알려져 있다. 慧可斷臂圖(혜가단비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실제 피가 뚝뚝 떨어지는 사실적인 것도 보인다. 불교 禪宗(선종)의 창시자인 達磨(달마)대사에게가르침을 구하러 온 慧可(혜가)가 굳은 의지를 보이기 위해 결행한 것이다. 너무 극단적이라 산적에게 한 쪽 팔을 잃은 혜가를 두고 후일 미화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렇더라도 이 사실은 불법을 구하려는 극한의 자세를 상징하는데 지극정성이 진리에 이르게 한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중국 宋(송)나..

고사성어 2023.02.08

부이세어(附耳細語)

부이세어(附耳細語) 귀에 대고 조용히 말하다, 남의 장단점을 함부로 말하지 않다. [붙을 부(阝/5) 귀 이(耳/0) 가늘 세(糸/5) 말씀 어(言/7)] 제 허물은 모르고 남의 흉 들추기는 쉽다. ‘남의 흉이 한 가지면 제 흉은 열 가지’란 속담 그대로다. 그렇게 쉬운 말이라도 한 번 잘못 뱉은 말은 두고두고 올가미가 된다. 이 난에서도 나왔던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란 뜻의 口禍之門(구화지문)이 가장 잘 알려졌다. 남의 말은 하기 쉽고 또 조심해야 한다고 깨우쳐도 설화는 계속되니 그 전에 남의 장점과 단점을 말하지 않는 것이 먼저다. 귀를 가까이 당겨(附耳) 가는 소리로 소곤거리며(細語) 남이 듣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 이 성어다. 조선 초기의 명신 黃喜(황희, 1363~1452)의 일화에서 ..

고사성어 2023.02.08

기갈해지(飢渴害之)

기갈해지(飢渴害之) 굶주림과 목마름이 마음을 해친다. [주릴 기(食/2) 목마를 갈(氵/9) 해할 해(宀/7) 갈 지(丿/3)] 배고픈 것과 목마른 것을 아울러 말한 것이 飢渴(기갈)이다. 이렇게 되면 이것저것 가릴 여유가 없다. 굶주리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도 저지른다며 ‘기갈 든 놈은 돌담조차도 부순다’고 했다. 배가 고픈 사람에게는 반찬이 없어도 밥이 맛있다고 ‘시장이 팥죽’이라거나 ‘시장이 반찬’이란 속담을 쓴다. 그런데 이렇게 허겁지겁 밥을 먹은 사람이 맛을 알기나 하며 다음 기회가 와도 음미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이든지 늘 하던 사람이 능숙하게 잘 한다는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란 말대로 굶주렸던 사람은 맛과는 거리가 멀다. 孟子(맹자)는 이것을 굶주림과 목마름(飢渴)이 입..

고사성어 2023.02.06

물언아사(勿言我死)

물언아사(勿言我死) 나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 [말 물(勹/2) 말씀 언(言/0) 나 아(戈/3) 죽을 사(歹/2)] 세계 해군의 지휘관 중에도 가장 우뚝한 성웅 李舜臣(이순신) 장군이라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壬辰倭亂(임진왜란) 때 왜선을 연파하여 궤멸시킨 세계 최초의 철갑선 거북선 제작이 첫 손 꼽힐 것이다. 이 거북선이 다시 영광을 차지하는 일이 있었다. 미국해군연구소가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세계해군 역사상 7대 명품 군함에 선정된 것이다. 忠武公(충무공)의 시호를 독점하는 이런 업적 외에 장군의 명언 중에서도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많다. 먼저 죽기로 싸우면 반드시 살고, 살려고 비겁하게 피하면 반드시 죽는다는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가 있다. 장군의..

고사성어 2023.02.05

물망재거(勿忘在莒)

물망재거(勿忘在莒) 거나라에 있을 때를 잊지 말라, 어려웠던 때를 항상 기억하라 [말 물(勹/2) 잊을 망(心/3) 있을 재(土/3) 감자, 나라이름 거(艹/7)] 잊지 말라는 뜻의 勿忘(물망)이라 하면 대뜸 勿忘草(물망초)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봄과 여름에 걸쳐 남색의 작은 꽃이 줄기 끝에 몰려 피는 꽃이다. ‘나를 잊지 마세요(forget me not)’란 꽃말로 유명하여 노래로, 영화로 자주 만들어졌다. 莒(거)나라는 중국 동부 산둥[山東/ 산동]성에 있었던 周(주)나라의 조그마한 제후국으로 50여년 만에 楚(초)나라에 멸망했다. 거나라에 있을 때(在莒)를 잊지 말라고 한 것은 과거의 어려웠던 때를 생각하며 항상 경계하라는 뜻을 가졌다. 이 성어의 유래에 돈독한 우정을 말하는 管鮑之交 (..

고사성어 2023.02.04

현시혹청(眩視惑聽)

현시혹청(眩視惑聽) 보는 것을 흐릿하게 듣는 것을 헷갈리게 하다, 상대의 판단을 흐리게 하다. [어지러울 현(目/5) 볼 시(見/5) 미혹할 혹(心/8) 들을 청(耳/16)] ‘가랑잎으로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속담이 있다. 자기 눈을 가려 어린애를 속인다고 해도 천진한 애가 넘어갈 리가 없다. 掩耳偸鈴(엄이투령) 성어와 같은 ‘귀 막고 방울 도둑질하기’란 것도 있다. 제 귀만 막으면 다른 사람도 듣지 못하는 줄 안다. 순진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는 뜻으로 쓴다. 하지만 어린애에게도 통하지 않는 이런 일이 이전부터 알게 모르게 힘을 쓰는 세계에서 자주 일어나 어지럽게 한 일이 많았다. 보는 것을 흐릿하게 만들고(眩視) 듣는 것을 헷갈리게 한다 (惑聽)는 말은 상대의 판단을 헷갈리게 하여 자신의 욕구를..

고사성어 2023.02.03

중구난방(衆口難防)

중구난방(衆口難防) 여러 사람의 입은 막기가 어렵다. [무리 중(血/6) 입 구(口/0) 어려울 난(隹/11) 막을 방(阝/4)]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이 일치되긴 어렵다. 더군다나 이해가 갈린 경우라면 사람마다 각각의 처방을 낸다. 조금씩 양보를 하고 합리적인 차선책을 찾는 것이 민주적이라고 교육은 받아왔지만 막상 자신이 관련되면 싹 무시한다. 여러 사람이 입을 모아 주장하면(衆口) 막기 어렵다(難防)는 성어는 처음엔 이같이 支離滅裂(지리멸렬)을 뜻하지 않았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앞의 周(주, 기원전 1046년∼771년) 나라 때 있었던 이야기가 ‘十八史略(십팔사략)’에 실려 전해오는 이야기는 이렇다. 이 책은 元(원)나라의 曾先之(증선지)가 편찬한 중국의 역사서로 초학자들의 교과서 구실을 했다..

고사성어 2023.02.03

양패구상(兩敗俱傷)

양패구상(兩敗俱傷) - 양측이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손해만 입다. [두 량(入/6) 패할 패(攵/9) 함께 구(亻/8) 다칠 상(亻/11)] 서로지지 않으려고, 또는 더 많이 차지하려고 싸우다가 이것저것 다 잃는다. 이럴 때 쓰이는 속담이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이다. 게를 잡으러 갔다가 새끼로 만든 바구니 구럭까지 다 잃었으니 손해가 막심하다. 제3자가 횡재를 하는 漁父之利(어부지리)의 이득을 안기기만 한다. 蚌鷸之爭(방휼지쟁, 蚌은 조개 방, 鷸은 도요새 휼), 漁翁之利(어옹지리) 등 숱한 유사어가 있다.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쌍방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兩敗) 서로 손해만 입었다(俱傷).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싸우는 것을 깨우치는 성어로 개와 토끼의 싸움 犬兎之爭(견..

고사성어 2023.02.01

문슬이담(捫蝨而談)

문슬이담(捫蝨而談) 이를 잡으며 태연히 이야기하다. [어루만질 문(扌/8) 이 슬(虫/9) 말이을 이(而/0) 말씀 담(言/8)] 주위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어떠한 충동에도 천연스러우면 泰然.自若(태연자약)하다고 한다. 놀라지 않고 태연하게 눈도 깜짝하지 않는 강심장도 있다. 이러한 사람은 우선 경망스럽지 않아 믿음을 준다. 독화살을 팔에 맞은 關羽(관우)가 뼈를 발라내고 독을 치료하는 동안 바둑을 두며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는 刮骨療毒(괄골요독)이 태연의 극치이겠다. 이보다 조금 못하더라도 옷 속의 해충 이를 더듬어 잡으며 (捫蝨) 세력가에 꿇리지 않고 이야기를 나눈다는(而談) 이 성어도 태연하고 여유로우며 거리낌이 없는 것을 일컫는다. 捫蝨而言(문슬이언)이라 해도 같다. 중국 五胡十六國(오호..

고사성어 2023.01.31